회사 그리고 좌절

by 나온

100개의 질문, 100번의 생각

질문 47. 일은 힘들죠. 내 맘대로 되지 않고요. 일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좌절을 했었나요? 지금 돌이켜 봤을 때, 그 좌절은 당신에게 무얼 남겼나요?



Q. 일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좌절을 했었나요?

좌절을 너무 많이 해서 사실 무엇부터 적어야 할지 어디까지 적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크게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한 때 나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겪었다. 나의 회사 생활 worst of worst를 꼽으라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선택할 그 지옥 같았던 곳에서 일할 때 가장 크게 좌절했다.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더 잔혹했다. 사람들을 이간질시키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며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는 등 만행을 일삼았던 그 악마. 할많하않.


Latte is horse.


다음으로 Worst 상사 best 2위, 역대급 꼰대와 일했을 때. '진정한 꼰대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준 사람.


'라떼는 말이야'는 기본 소양. 여기에 상명하복식 쌍팔년도 업무 스타일과 사생활 참견까지 갖추었다. 권위주의는 물론이고 외모/예절 교육을 사랑했던 그. 아참, 술과 회식도 사랑했지. 이것도 할많하않.


출처 : 삼성생명 유튜브



나는 왜 일하고 있는가?


- 회사에서도 두 손 두 발 들어버린, 일을 1도 안 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을 때. '나는 왜 일하고 있지..?'


- 위의 경우는 그래도 정치는 하지 않고 순수(?)하게 노는 사람들이지만 정치만 하는 사람들은 더 나쁘다. 대게는 이런 사람들을 상사들도 이뻐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열 받는다.


- '일은 네가 해 성과는 내가 챙길 게'형 상사를 만났을 때. 드라마 미생에서 변요한의 상사와 정말 똑같은 사람과 일해본 적이 있다. 후..


- 많은 것들이 라인이나 정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 누군가의 오른팔과 왼팔이란 수식어가 붙는 사람들은 지붕 뚫고 승승장구하는 것을 볼 때.



이건 아니잖아..


- 도덕적으로 옳지 않거나 내 가치관과 상반되는 일을 시켰을 때, 그리고 그게 잘못되는 경우 아랫사람들에게 떠넘기려는 상사와 일했을 때.


-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일, 쓸모없는 일인데 결국은 누군가의,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에 의한 일이기 때문에 해야 할 때


기타 등등 너무 많지만 여기까지..사실 일적인 부분은 어떻게든 하면 되는데 사람 문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서 좌절감을 준 일들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것 같다.




Q. 그 좌절은 당신에게 무얼 남겼나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지만 나는 즐길 수 없으면 피했다. 거짓말을 하거나 감정을 숨기는데 자유롭지 못한 나는 맞지 않는 곳에서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서 이동을 많이 했다. 혹자는 내게 도장깨기를 하냐고 말한 적도 있다. 탈출을 감행하는 과정에서도 배운 것이 많았고, 여러 사람들을 알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은 진리라는 것을. 좌절이 내게 남긴 것은 다양한 경험과 사람 그리고 만고불변의 진리를 몸소 부딪히며 깨우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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