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와 조의 지구한바퀴, 우리가 만난 사람들
해 질 녘 이파네마 해변,
버스커 한 그룹이 밥 말리 노래를 한다.
Is this love- Is this love- Is this love-
Is this love that I'm feelin'?
해지는 이파네마 해변에 파도소리와 밥 말리라니 더 이상 좋을수가 없다.
사실 리우 데 자네이루를 여행했던 사람들의 경험담이 워낙 험해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숙소를 나서는 순간 손에서 폰을 낚아채 갔다, 조그만 아이가 뛰어오더니 금목걸이를 끊어서 가져갔다, 큼직한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바로 표적이 된다,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소매치기 한번 안 당한 사람은 못 봤다 등등. 무슨 일을 안 당하는 게 이상한 도시로 들렸다.
그래서 카메라도 숙소에 두고 잔뜩 긴장하면서 다녔는데, 그러고 있는 게 바보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평화롭다.
포르투게스 억양도 부드럽고, 사람들의 표정도 좋다. 해변에 누워있으면 칵테일 장수가 와서 맛보기라며 칵테일을 한 모금 준다. 그리고 칵테일을 사지 않아도 웃으면서 돌아간다. 엉덩이를 다 드러낸 비키니를 입은 여인들과 근육이 구릿빛인 청년들이 비치 발리볼을 즐기고, 아이들은 파도를 탄다.
그러고 있는데 밥 말리 노래가 들려왔으니, 이건 게임 오버다.
헤어 스타일부터 옷까지 밥 말리의 현신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보컬이 밥 말리와 똑 닮은 목소리로 is this love를 열창한다. 이 사람이 계속 노래한다면 이 자리에 앉아서 밤새 들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두어 곡째 듣고 있었을까, 자세히 보니 밥 발리 아저씨의 가족으로 보이는 여자와 아이들이 앉아있다. 행색으로는 거리에서 지내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초라했다. 아들은 네댓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였는데, 벤치에 앉아 짧은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아빠가 노래하는 걸 듣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이의 표정은 읽기가 힘들었다.
버스킹 해서 번 돈으로 생계가 유지될까? 버스킹 한 돈은 그룹 사람들과 나눠야 할 텐데, 밥 말리 아저씨가 다른 직업도 있지 않을까? 나랑 같은 생각을 했는지, 한 아주머니가 감자튀김을 한통 사다 아이에게 쥐어주신다. 아이는 감자튀김을 맛있게 먹었다.
갑자기 해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 나라 사람들이 내일은 없는 것처럼 오늘을 즐기는 건 희망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레게는 흥겹지만 벌이는 형편없다.
해 질 녘 이파네마 해변에서,
연인들은 키스를 하고, 노인들은 비치체어에 눕다시피 앉아서 맥주를 홀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