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큐레이션하는사람
최근 한 IT교육사업 대표와의 만남은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패션을 전공한 전문가가 아니었지만,
Midjourney로 생성한 프롬프트,
newarc AI로 생성한스케치등,
제미나이,구글딥마인드,ChatGPT를 비롯한 다양한 생성형AI툴과 협업한 스타일링 콘텐츠와 영상까지 준비해왔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그 퀄리티가 단순히 '비전문가의 시도'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것이다.
도구만 잘 다루면, 이제는 누구나 전문가처럼 보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목격하며 떠오른 질문은 단순하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역할은 이제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The Interline AI Report 2024』가 제시하고 있다.
툴은 평등을, 해석은 불균형을 만든다
영국 맨체스터에 본사를 둔 패션 테크 전문 매체 The Interline은 패션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업계의 미래를 탐색하는 깊이 있는 리포트들을 꾸준히 발행해 왔다.
2024년 AI 리포트는 특히 생성형 AI가 패션 교육과 산업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현실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AI는 디자이너에게 물리적 프로세스를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창작의 민주화로 이어진다.”(The Interline AI Report 2024, p.88)
실제로 수많은 기술 벤더들이 생성형 AI를 통해 2D와 3D 디자인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비전문가에게도 강력한 표현 수단을 부여한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의 Emma Feldner-Busztin 편집자는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다음 세대의 크리에이티브 인재를 이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준비시켜야 하는가?”(p.110) 바로 이 지점에서 '교육자'의 역할이 다시 부상한다.
런던 Central Saint Martins에서 파트너십 매니저로 활동 중인 Aasia D’Vaz Sterling은 보고서에서
“AI는 기존의 패션 교육이 갖고 있던 장벽을 무너뜨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기술적 편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기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윤리적 감각을 기르는 교육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제 교육자의 역할은 '선택'과 '구성'
AI가 패션 디자인에 필요한 수작업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되면서,
교육의 중심축은 '기술 습득'에서 '의미 구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변화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AI는 도구 그 자체가 아니라, 창작과 생산의 과정에 대한 재구성의 기회를 제공한다."(p.47)
즉, 교육자는 이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큐레이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떤 툴을 언제, 어떤 목적에 따라 활용할 것인가를 선별하고, 그 과정 속에서 학습자의 맥락과 목표에 맞게 콘텐츠를 구성하는 능력이 핵심이 된다.
예를 들어, Style3D와 같은 플랫폼은 디지털 피팅과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빠르고 편리한' 도구로만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소비자 경험 향상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통합할 것인지는 교육자의 '큐레이션 능력'에 달려 있다.
전문가의 미래는 '사고를 설계하는 사람'
The Interline 보고서는 결론부에서 이렇게 말한다.
“AI는 패션 산업의 새로운 근육이지만, 여전히 뇌는 필요하다.”
이 말은 교육자뿐 아니라 디자이너, 브랜드 기획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AI가 근육처럼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더라도, 전략과 방향, 윤리와 해석을 담당할 사람은 여전히 필요하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Jessica & Bryce Quillin은 이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AI는 상상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상력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도구다.”
그들은 콘텐츠 전략 컨설팅 회사 It’s A Working Title의 공동 창립자로서, AI가 브랜드 경험, 창작물, 메시지 전달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왔다.
교육자 역시 이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를 설계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왜 이 디자인이어야 하는가?”, “이 기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금 이 소비자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학습자를 이끄는 것, 그것이 곧 AI 시대 교육자의 본질이다.
참고 자료
The Interline AI Report 2024 – 공유용 PDF (36MB)
The Interline AI Report 2024 – 고해상도 PDF (194MB)
The Interline 공식 웹사이트
The Interline: 패션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업계의 미래를 탐색하는 영국 맨체스터 기반의 글로벌 전문 미디어 플랫폼.
Central Saint Martins: 런던 예술대학교 소속의 세계적 명문 디자인 스쿨로, 창의성과 실험정신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인재 양성의 중심지.
Jessica & Bryce Quillin: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콘텐츠 전략 및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AI 시대 브랜드의 창의성과 메시지 전략을 분석하는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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