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의궁전 Jan 15. 2024

[아들한컷] 기와

기와


#아들한컷

요즘 혼자 씻는 아들은 내가 샤워호스를 드는 것도 자신이 하겠다고 난리다. 하루는 그냥 고정시켜놓고 물을 틀어줬더니 너무 좋아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와(비와) 하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 세수도 몇 번씩하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실컷 물을 맞았다. 평소에 쓸데없이 물 틀어놓는 건 낭비라고 생각해서 해주지 않았는데 물 받아서 씻기는 것보다 어쩌면 더 낫겠다 싶기도 하고 잠깐이라도 이렇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에 해줄걸. 엄마가 물 낭비하는 게 싫어서 안 해줬다. 아들아. 십분씩이라도 앞으론 틀어주마.

작가의 이전글 [아들한컷] 꼬퍼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