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서 쇼핑하기
토스트로 배를 채운 뒤, 쇼핑하러 아케이드 상가로 이동했다. 상가 앞에는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이치란 라면집이 있었고, 역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그 상가는 ‘SUNMALL’이라는 쇼핑몰로, GU,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쇼핑하기 좋은 장소였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은 한국에서도 자주 구매하지만, 일본에 온 김에 면세 가격으로 사려고 들렀다.
일주일 전 IFC몰에서 봐둔 옷이 있을까 궁금했지만, 생각보다 물건이 많지 않았고 내가 찾던 상품도 없었다. 나라별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상품을 진열하는 듯했다. 같은 브랜드이지만 나라별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상품을 진열하는 듯했다.
상가를 둘러보다 애견샵을 발견해 들어가 보았다. 직원이 어찌나 친절하게 맞이하던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한국에서는 보통 한 마리씩 보관함에 넣어 강아지를 구경하게 하지만, 일본에서는 두세 마리의 강아지와 한두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있었다. 인형 같은 장난감이 많았고 시설도 좋아 보였다. 한국의 애견샵이 촘촘히 붙어있어 팔리기만 기다리는 느낌이라면, 이곳 동물들은 조금 더 편안해 보였다.
옷 쇼핑은 잠시 미루고, 일본에 오면 꼭 사는 주류를 사기 위해 빅카메라로 향했다. 이전에는 돈키호테나 드럭스토어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곤 했지만, 빅카메라에 들르니 10여 년 전 일본 여행 때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돼지코 어댑터를 깜빡 잊고 가져오지 않아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 방방 뛰며 빅카메라까지 찾아갔던 일이 생각났다. 이번에 가 보니 매장은 돈키호테보다 깔끔했고, 주류 종류도 훨씬 다양했다.
여행 전 몇 주 동안 유튜브 ‘짠한형’에서 김하늘 배우가 초대 손님으로 나와 꼬냑을 마시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도대체 꼬냑은 어떤 맛이고 향이길래 저렇게 좋아할까 궁금해졌다.
한국에서는 꼬냑 XO가 30만 원 후반대인데(인천공항 면세점에서는 약 28만 원), 빅카메라에서는 19만 원 정도였다(당시 환율은 약 860원대였다). 게다가 꼬냑 VSOP는 2만 원에 살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7만 원 정도 하니 훨씬 저렴했다. 꼬냑만 사기 아쉬워 미니어처 위스키도 몇 병 함께 구매했다. 손가락만 한 작은 병들이지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는 생각에 덥석 집었다.
꼬냑을 고르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어떤 향과 맛일지 상상했다. 그렇게 신나게 호텔로 돌아왔는데, 애플워치에 찍힌 기록을 보니 무려 2만 보를 걸었다는 알림이 떴다. 2만 보라는 숫자를 보자마자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 몸이 파김치가 된 기분이었다. 저녁을 먹기 전까지 잠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지친 몸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