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솔 작가
실례되는.. 글쓰기
양다솔 작가, 그녀는 처절하게 글을 쓰며 살아왔다. 어디선가 들어본 작가였고, 그녀의 공식적인 첫 책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을 읽으며, 그녀의 우여곡절을 체감했다. 충북과 서울을 오가며 복잡한 심경으로 글을 쓰는 인천토박이라는 나와의 공통분모 또한 뭔가 나를 그녀의 문장으로 이끌었다. 단락, 문장, 글자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북토크는 망원동 독립서점 [이후북스]에서 열렸다. 그녀의 신간 <적당한 실례>의 이야기를 소재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북토크가 진행되었다. 북토크가 끝나고 작가가 책에 사인을 해주며 그려준 내 얼굴은 OTL..
아래부터는 북토크 요약.
두 번째 책 <아무튼, 친구>를 쓰고 나서, <적당한 실례>라는 수필을 집필했다. 친구라는 주제를 다루며 심사숙고하던 중, 나의 작업 방식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다양한 연재처에서 글자 수와 마감일자에 맞춰 글을 쓴 경험이 많아, 글들이 정돈되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게 되었다. 반면,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은 자유롭게 10년간 쓰던 글들을 모아둔 책으로, 글의 길이와 주제가 다양하다.
세 번째 책을 출간한 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님을 의미한다. 이 책은 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좋아하는 글을 함께 나누고 싶다. 출판과 글쓰기의 과정은 나에게 있어 많은 배움과 성찰의 시간이었으며, 실례와 신뢰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게 했다.
이 책에 나오는 ‘소공녀 뷰티랩’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모임을 갖고, 나아진다는 확신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진행했다.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연구회로, 그 과정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외형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신뢰와 실례의 경계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즘은 사람들 간의 신뢰와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40대와 60대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호구 조사를 시작하는 반면, 20대와 30대는 그런 질문을 피하며 대화한다. 이런 세대 간의 차이를 보면서 나는 신뢰와 실례의 경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농담은 신뢰를 동반하며, 삶의 순간을 담아내고자 하는 나의 글쓰기의 중요한 요소이다. 내가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은 '태양에 대한 통화 기록'이다.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삶의 순간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엄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을 받고 현장 실습 중이며, 다양한 기억과 경험을 나누어 주셨다.
글쓰기는 불연속적이고 우연한 삶의 순간들을 의미 있게 채우는 중요한 일이다. 글쓰기를 통해 나의 삶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얼굴을 갖게 된다. 많은 분들이 내 책을 보며 글쓰기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책을 팔면서 남는 이익은 거의 없지만, 그 과정 자체가 기이한 현상처럼 느껴진다. 글방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많이 진행했는데, 그 경험이 매우 소중했다. 서점 [이후북스]에서의 경험은 누군가 살아있다면 그 뒤에는 의인이 있다는 믿음을 주었고, 유독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이후북스로 향해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나만의 유머와 농담을 활용해왔다. 그것은 방어 기제이기도 하지만, 가장 슬프고 끔찍한 일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도전이자 취미가 되었다.
청탁 없이 자유롭게 쓰는 글들을 그리워하며, 글방에서 함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랑스럽다. 글쓰기를 통해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신뢰는 글쓰기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청탁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은 나름의 규율과 일정함을 지키는 것이지만, 청탁 없는 글은 나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자유로운 실례가 된다. 이런 글쓰기는 나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책을 판매하며 남는 이익은 적지만, 그것을 통해 얻는 경험과 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글방에서의 경험은 특히 신뢰와 실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작가로서의 삶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끊임없는 실례의 연속이다.
글쓰기를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