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의 삶을 기록하다
집 근처 도서관에 작가 북토크가 잡혔다. 선착순이라서 일단 되고 고민하자는 식으로 재빠르게 신청했다. 업무로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 선착순 30인 중 28등으로 신청에 성공했다. 북토크 작가는 김성라 작가다.
이때부터 작가의 책을 찾아 읽었다. 일러스트 작가, 에세이 작가를 겸하고 있는 분이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따뜻한 그림에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한 기분이 들었는데 글 또한 공허한 마음을 아련하게 만든다.
그녀는 제주도 사람이었고 어른을 위한 제주도 삼부작 그림책을 시작하며 북페어에서 사계절 출판사를 만나 기획 제안을 받는 전업작가가 되었다. 2008년부터 책을 쓰고 싶었는데 고민하고 연습하고 힘들어하다가 2018년이 되어서야 주도적으로 움직이며 첫 책을 써냈다고 한다.
한 시간 정도 작가의 강연을 듣고 질문 답변 시간을 갖고 30분 정도 글쓰기 실습을 했다. 실습이 있는 북토크는 처음이었는데 5분간 키워드 30개를 적어놓고 3개를 골라서 고른 이유를 설명하는 시간을 보냈다. 평소 글쓰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키워드 30개 적는 일부터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참석 인원의 절반 이상은 30개를 못 채웠다.
아래는 북토크 요약.
제주 삼부작
- 어딘가의 삶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준비한 김성라 작가의 이야기
- 제주 삼부작인 고사리 가방, 귤사람, 여름의 루돌프 세 권을 가지고 이야기할 것임
그림책을 만들고 싶은 이유
- 제주도에 있는 엄마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진 말처럼 들려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 경험이 이야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었음
- 8년 정도의 시간 동안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8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오래 걸린 거는 글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랬음
- 처음에는 어린이 대상의 그림책으로 만들고 싶었고 잘 안 됐었음
-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드로잉을 하기도 하고 제주를 떠나서 육지로 오면은 마음이 사그라들고 또 다음에 가면 또 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고 하면서 반복이었음
제주도의 고사리
- 고사리철에 책 속에 등장하는 새별오름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다 고사리를 따러 가는 사람들로 가득함
- 엄마를 따라서 고사리를 따면 허리가 너무 아파서 집에 오면 파스를 붙여야 함
- 엄마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스케치도 하고 생각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음
- 제주도에 살면서 느꼈던 것들을 책에 담으려고 노력함
[여름의 루돌프]는 제주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 가족 중에 해녀가 없기도 하고 수영을 못하기도 하고 사계절 중에 유일하게 좋아하지 않는 계절이 여름이었음
- 출판사랑은 제주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는 해녀 이야기로 하자라고 편집자님이 이야기했을 때 처음에는 제주 해녀 하면 너무 진부하다면서 처음부터 뭔가 그 주제를 재밌어하지도 않았고 배경의 계절과 바다와 해녀가 다 제가 알지 못하는 거였음
- 해녀박물관에서 인터뷰 영상을 보고 나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짐
해녀의 모습
- 해녀 학교에 가서 할머니들이 소라를 던져주면 집어 올리는 것을 보고 이야기가 책 속에 담기기도 함
- 해녀는 물때에 따라서 일을 함
- 해녀에 대한 자료를 많이 봄
- 해녀에 대한 자료를 보면서 엄마의 모습을 떠올림
제주에서의 삶
- 제주에서의 삶도 일상이 되면 힘들어지기 쉬움
- 제주에서의 삶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야지 하고 결심을 함
- 제주에서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함
나이가 들수록 기억하기 힘든 것들 (사소한 것도 하나하나 기록하자는 예시)
- 나이가 들수록 기억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별일 아니지만 안대를 쓰고 자다가 아침이 온 줄도 모르고 늦잠을 잤고 첫눈은 못 볼 뻔함
- 머리가 길어서 잘랐더니 목이 추워 목도리를 산 것을 기록하기 시작
- 서울에 사는 친구가 놀러 왔다가 참깨꽃이 예쁘다고 해서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고 제주에 여행 오신 뽀글 머리 아주머니들이 캐리어 끌고 가는 모습이 귀여워서 기록으로 남기기도 함
기록의 의미
- 우리가 어떤 일기를 쓸 때나 어떤 걸 기록하게 될 때 아니면 SNS에 오늘 하루를 남기게 될 때 하루에 모든 일을 남기진 않음
- 기록을 할 때 우리는 마음에 다녀간 일에 대해서 기록을 하게 되는 것 같음
- 그림책 작업하면서 남겼던 스피치를 보여주고 기록 중에 이야기가 된 것들을 모아봄
- 좋아하는 목록을 많이 갖게 되셨으면 좋겠고, 좋아하는 목록을 자신의 이야기로 엮어가셨으면 좋겠음
나의 질문!!!
소설가의 꿈
-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록을 하다가 소설가로 지망을 하고 싶어서 투고를 했는데 쉽지 않음
- 투고를 해서 책을 출간하는 과정이 100에 1명이 될까 말까임
답변!!!
- 더미북 전시회에서 출판사를 만나서 계약이 되지 않아 독립 출판물을 제작함
- 독립 출판물을 제작하거나 하면서 북페어에 나가면 독자분들을 만날 수가 있음
- 독자분들을 만나고 책을 읽고 하면서 책이 가지고 있는 물성이나 책이 있는 공간 같은 거를 좋아하게 됨
다른 사람의 질문에 대한 답변 모음.
- 너무 친해지면 규칙들이 어그러져서 2주에 한 번씩 하자고 했는데 해이해지는 게 문제였음
- 주변에 서점이나 이런 곳에 있는 모임 같은 것도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음
- 기록을 잘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책이 돼야지 하면서 기록을 하지 않지만 좋은 것을 좋은 것을 고른다라는 문장처럼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그 문장을 남겨두었다가 귤사람이라는 책을 만들 때 어떤 흐름을 흐름 안에서 그 문장이 있었지 하면서 결국 만나게 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