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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진실이 있다.

진실을 향한 경계의 문턱

by 부소유

진실은 언제나 눈앞에 있는 것 같지만, 손에 닿으려 하면 사라지고 만다. 엑스파일 시즌 1, 2화 “내부고발자”는 이 불편한 진실의 본질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멀더와 스컬리가 정부의 은폐와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미궁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여정이자, 우리 모두가 삶에서 마주하는 불확실성과 의심의 순간들을 비춘다.


에피소드는 아이다호의 한 군사 기지에서 발생한 파일럿 실종 사건으로 시작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군 내부 사건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비밀이 존재한다. 멀더는 본능적으로 이 사건이 외계 기술과 연관되어 있다고 직감한다. 반면 스컬리는 여전히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이 둘의 시선은 마치 진실을 마주하는 우리의 태도를 대변하는 듯하다. 한쪽은 믿음을, 다른 한쪽은 이성을 붙들고 진실의 퍼즐을 맞추려 한다. 정부의 은폐, 통제된 정보, 강제된 침묵, 이 모든 요소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진실은 누구의 것인가? 진실은 발견되는 것인가, 아니면 허락된 것만이 진실로 여겨지는 것인가? 멀더가 군 기지에 잠입했다가 체포되고, 결국 기억까지 조작된 채 풀려나는 장면은 섬뜩한 메시지를 던진다. 진실은 때때로 존재하는 것 자체보다, 그것이 숨겨지고 지워질 때 더 강력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사건의 끝에서 등장하는 의문의 인물은 진실을 향한 멀더의 여정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다. 그는 멀더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곳에는 진실이 있다(The truth is out there).” 이 말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이 드라마의 핵심이자, 나아가 우리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할 신념이다.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들리는 것이 항상 진실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용기, 의심을 품고 더 깊이 파고드는 태도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진실은 어쩌면 거대한 빛이 아닌지도 모른다. 오히려 진실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작은 불빛, 혹은 잊힌 조각 같은 것일 수 있다. 멀더와 스컬리가 보여주는 것처럼 진실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쫓고 맞서는 과정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삶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엑스파일을 가지고 있다. 설명할 수 없는 경험들,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의문들. 그 모든 것이 우리의 진실을 구성한다. 그리고 때때로 그 진실은 외면하고 싶을 만큼 불편하고 두렵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마주하려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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