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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문성현>

by 부소유
윤영수 작가의 중편소설.


1. 분량과 단락장


-. 가족이 산소 앞에 모여서 슬퍼한다.


출생


-. 주인공 문성현은 문 씨 집안의 장손이다. 주인공의 출생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쁘게 했다. 하지만 성현의 이상한 움직임은 모두를 은근히 걱정하게 만들었다.

-. 돌잔치에서도 제대로 앉아있지 못하는 아기 성현은 결국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 집안에 성현의 동생 우현, 정희, 승현이 태어났다. 이들은 모두의 걱정과 다르게 건강했다.

-. 성현은 집안의 문제로 취급되었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세상을 떴다.


희망


-. 성현은 막냇동생 승현이 돌날에 활을 잡는 것을 바라보며 울음을 멈췄다. 성현은 나중에 승현이 갖고 놀던 활을 몰래 챙겨 보관했다.

-. 성현은 힘든 몸을 가누기 위해 노력했다. 입을 다물고, 십 대가 되면서 혼자 앉는 법을 연습했다. 글자도 익히기 시작했다. 꿈을 꾸며 그림 감상과 음악 감상도 즐겼다. 조금씩 나아지는 스스로의 모습에 희망을 가졌다.

-. 성현을 돕기 위해 오는 상주댁에게 혼나며 또박또박 말하는 방법도 익혔다.


혼란


-. 성현의 아버지가 간암 진단을 받았다. 모두 은근히 성현을 탓한다. 성현은 자살을 시도했고 실패한다. 아버지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동네 아저씨들이 성현의 목욕을 돕기 위해 방문했다. 성현은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며 장애인 수용소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 성현은 수용소에서의 지옥 같은 경험을 뒤로하고 어머니와 다시 집으로 복귀하며 천국을 느낀다.


평온


-. 동생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취업을 하며 집안이 안정감을 찾았다. 예산댁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성현을 돌봐주기 시작한다.

-. 가족은 오랜 기간 살던 집을 정리하고 근처 아파트로 이사한다. 모두는 편안한 아파트 생활에 만족을 느낀다.

-. 어머니가 성당에 나가기 시작하며 성당의 봉사자들이 찾아와 성현을 돌봐주기 시작한다.


분노


-. 어머니가 골수암 진단을 받았다. 자녀들이 모두들 슬퍼하며 힘들어한다. 성현이 특히 힘들어했다.

-. 어머니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급격하게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살아 있음


-. 성현은 동생 우현의 집에서 신세를 지며 살다가 우현의 처에게 눈치가 보여서 따로 나가서 살기로 한다.

-. 성현은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는 아파트에서 작은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 예산댁은 성현의 작은 아파트로 와서 식사와 뒤처리를 도왔다.

-. 예산댁의 곱지 않은 성격을 겪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며 좋게 생각한다.

-. 예산댁이 요령을 부리기 시작했다. 방문하는 날도 거르기 시작했다.

-. 우현의 처가 와서 예산댁이 요령을 부리는 것을 알아내 그녀를 정리하려고 했지만 성현은 예산댁을 원했다.

-. 예산댁은 여전히 요령을 부렸고 성당 봉사자들은 성현을 돕기 위해 꾸준히 주기적으로 방문했다.

-. 예산댁이 성현의 집이 돈이 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 예산댁이 버릇없는 손자를 데려오기 시작하면서 성현의 몸과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 어느 날 성현이 힘든 몸을 이끌고 고민 끝에 집에 오지 않고 있는 예산댁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 정신을 잃었던 성현이 정신을 차리자 예산댁이 걱정하는 척 가족들 옆에서 잔소리를 하고 있다.

-. 성현은 점점 힘이 빠졌다. 겨우 활을 돌려받아 승현에게 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현은 여러 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 성현의 장례미사가 진행된다.


2. 느낀 점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사는 인물과 그 주변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소설이다. 짧지 않은 중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갖고 있는 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의 굴곡이 탁월하게 서술되어 있다.


주인공 문성현은 기본적으로 착한 심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며 비관적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낙관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돋보인다. 중후반부에 주로 등장하는 예산댁과 그녀의 손자 건호가 성현을 악하게 만들려고 하지만 그것조차 초월하려고 노력하는 성현의 모습에서 답답함과 애처로운 감정을 느꼈다.


아쉬운 점은 성현의 가족, 특히 그의 동생들의 심성 또한 착하다는 것이다. 성현이 현실에서 겪는 문제들이 극사실주의로 다가왔다면 그 곁에 있는 성현의 동생들의 모습은 이상적인 허구의 모습으로 느껴져서 비현실적이기도 했다. 그래도 후반부에 예산댁과 건호가 소설의 리얼리즘을 살렸다.


3. 좋은 부분


성현은 그날 밤 오랜만에 후련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어쩌면 우울하고 힘든 것으로만 가득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고통이 있으면 보람도 있는 법일 것이다. 지금은 괴롭지만…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렇다. 그의 가슴속에는 희망이 있었다. 다른 이에 비하자면 자신의 출발은 너무나 더디고 몇백 배 힘이 들었지만, 그에게도 장래에 대한 부푼 희망이 있었다.


-. 주인공 문성현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서 잘 서술된 단락이다. 문성현이 꿈꾸는 희망, 그에게도 미래가 있다는 부푼 꿈을 꾸었다.


방바닥에 너부러져 납작하게 엎드린 채 잠자는 어린아이. 머리는 옆으로 심하게 돌아가 마치 목을 몸통에서 따로 떼어 옆에 놓은 듯했다. 또 다른 아이는 팔다리를 마구 비트적대고 있었다. 온 사지를 버둥거리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을 보고 자빠진 풍뎅이, 바퀴벌레 같았다. 성현은 그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이제까지의 자신의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이 곧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그 역시 바로 그들처럼 사지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긴장하여 굳어버린 목은 시계 추처럼 사정없이 도리질을 쳐대고 헤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흘러나왔다.


-. 문성현이 자발적으로 수용소에 들어가서 받은 충격과 공포가 잘 서술되어 있다. 성현이 느꼈을 지옥 같은 상황이 보인다.


죽음이란 모든 이와 모든 인연과 끊어지는 것. 세상 잡사에서, 몸과 마음이 겪는 모든 장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성현도 죽고 싶었다.


-. 문성현이 나중에 생각하는 삶과 죽음에 대해 서술된 핵심 문장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도 하느님께는 그러할까? 졸렬하고 야비하고 어리석은 인간들.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자신은 남보다 낫다고, 자신만은 존재가치가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인간이라는 종자들. 하느님의 전지전능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로서 인간이 필요한 것일까? 하느님이 가진 무한한 사랑과 연민을 증명하기 위한 대상으로서?


-. 문성현은 삶과 죽음을 넘어서 인간과 하느님에 대해서 생각한다. 한층 더 넓고 깊어지는 성현의 고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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