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정신과 의사, 신학자, 에세이스트로 기독교 정신분석 분야에서 유명한 스캇 펙의 에세이다.
조지는 안정된 환경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갖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직업도 안정적이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연봉과 보너스를 받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조지의 문제 :
우연히 들른 출장지 근처의 성당에서 헌금함에 있는 동전을 긁어모아 넣었다. 그때부터 어떤 생각이 조지의 머리를 강하게 다가왔다. 몇 세에 죽을 것이다. 누구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죽게 될 것이다. 다시는 어떤 장소에 오지 못할 것이다. 같은 생각들이 계속 조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무시하던 것들이 점점 조심해야 할 것만 같은 강박 관념을 만들었다. 그는 결국 강박 신경증으로 진단되었다.
이후 조지가 다시 병원을 찾아왔을 때, 그는 완전하게 정상인 것처럼 보였다. 집에 대한 이야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성생활과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하면서 증상이 재발하면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하고 대화를 마쳤다.
이틀 뒤 조지에게 전화가 왔고, 그의 강박증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박증의 근본 원인 :
조지는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의 고민, 삶, 과거를 차근차근 되돌아봤다. 그는 사실 많은 문제를 갖고 살고 있었고 과거에도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조지는 죽음에 대해서도 무의식적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조지는 상담 치료를 계속하며 점점 야위어갔다. 그러다 넉 달이 채 안 된 어느 날 조지의 태도가 변했다. 그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악마와 계약하다 :
다음 날 조지는 악마와 계약을 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죄책감과 계약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대화를 하자 조지는 점점 흥분했다. 의사는 조지를 반복해서 쉬운 길로만 도망치려는 겁쟁이로 판단했다. 의사는 다시 힘든 상태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했고 조지는 결국 다시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다.
조지는 자신이 민감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의 불안이 점점 해소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강박 증세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조지는 이제 최고로 강한 남자는 아닐지라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 되었다고 서술되며 본 산문이 끝났다.
느낀 점 :
조지의 변화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조지는 사실 스스로가 지극히 정상적임을 떠나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불현듯 비정상적인 생각이 그를 지배하며 생활이 힘들어졌다. 치료를 받으며 알게 된 사실은 실제 조지의 실체였고, 지금까지 조지의 생각은 일종의 강박에 의해서 만들어져 왔다는 사실이다. 조지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노력한다. 본 사례에서는 악마와의 가상의 계약을 만들어서 나아지려고 하는 조지만의 방식이 서술되었다. 이 역시 조지의 강박이 만들어 냈던 환상이었고, 조지는 결국 그것을 인정하고 본인이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것 또한 인정하며 점점 마음이 편안해진다.
본 산문을 읽으면서 조지의 변화 과정이 꼭 낯설지가 않았다. 강박증이라는 것이 내 안에 또한 무의식적으로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으나 사실은 정상적이지 않고, 마음이 편해지고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아직 힘들다. 심지어 악마와의 계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나만의 가상의 철학을 만들어서 그것을 생각하며 강제로 편안한 기분을 가지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그 어떤 방법도 본 현상을 완전하게 치료해 주지는 못한다. 조지처럼 스스로를 인정하고 ‘깔끔한 사람’의 옷을 조금씩 벗는 한편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고통을 견디며 분명히 이전보다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강하게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