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별 요약 :
1장. 배경은 미국 대공황 시절. 오클라호마 시골의 풍경이 묘사되고 있다.
2장. 트럭 등장, 트럭 운전사, 트럭을 얻어타는 주인공 톰 조드 등장.
3장. 고속도로의 거북이가 묘사된다.
4장. 톰 조드가 트럭에서 내려서 거북이를 잡고, 은퇴 목사 짐 케이시를 만남. 함께 조드의 집으로 걷는다.
5장. 은행, 지주, 지주의 대리인에 의해 소작인들이 땅과 집을 잃었다. 트렉터가 모든 것을 파괴했다.
6장. 짐 케이시와 톰 조드가 집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고향 친구 멀리 그레이브스를 만나서 벌어진 일에 대해 듣는다.
7장. 중고차 시장에 대한 묘사.
8장. 톰 조드와 짐 케이시는 큰아버지 집에 도착해서 가족이 상봉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을 모두 만난다.
9장. 집을 비워야 하는 소작인들이 물건들을 마당에 내놓거나 쓸만한 것들은 팔아 치운다.
10장. 톰 조드의 가족 또한 물품을 모두 정리하여 트럭에 싣고, 캘리포니아를 향해 출발한다.
11장. 사람들이 떠나고 아무도 없는 마을을 묘사하고 있다.
12장. 고속도로의 처절한 풍경이 묘사되고 있다.
13장.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보충한다. 개가 달리던 차량에 치여 죽는다. 이후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휴식한다. 아이비 윌슨, 새리 부부를 만난다. 그들은 고장 난 차량을 갖고 있다. 급성 뇌졸중으로 할아버지 사망. 이들은 차량을 정비하여 두 대의 차량으로 다 함께 다시 길을 떠나기로 한다.
14장. 땅에서 쫓겨난 사람들, 가족들, 땅을 점령하는 트랙터들.
15장. 고속도로에 있는 상가들의 허전한 풍경.
16장. 운전 중 가족들 간의 다양한 대화, 차량의 고장, 폐차장에서 부품을 구해서 수리, 할머니의 정신이상, 그늘집에서 잠시 쉬다가 집주인에게 듣게 된 서쪽의 실체.
17장. 고속도로 야영장의 밤 풍경 묘사.
18장. 드디어 캘리포니아에 진입. 중간중간 만나는 경비, 검사관 등에게 물품 검사를 받고, 어떤 부랑자에게 캘리포니아의 실체에 대해 또 듣게 된다. 캘리포니아 경찰에게 ‘오키’라고 무시당하고 위협받으며, 새리의 건강 악화로 윌슨 부부와 헤어지고, 그 와중에 사막을 달리는 차량 안에서 할머니도 죽는다. 그래도 점점 나타나는 캘리포니아 광경(포도원, 과수원, 초록의 계곡, 나무, 농가)은 그들이 보기에 꿈꾸던 곳이었다.
19장. 캘리포니아의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상황 묘사.
20장. 조드 일가는 후버빌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마주한다. 경찰과 대치하게 되고 위협을 받는다. 충돌이 생겨서 케이시가 대신 잡혀가고, 달아난 큰형 노아, 그리고 사위 코니는 각자 혼자 서로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 결국 남은 조드 일가는 남쪽으로 떠나기로 한다.
21장. 산업화의 이면 묘사.
22장. 조드 가족은 국영 천막촌에 들어간다. 좋은 시설에 감탄한다. 그곳에서 천막촌 운영 위원회 사람들, 부녀회 사람들, 이상한 사람, 좋은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일자리 구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23장. 천막촌 안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유희.
24장. 천막촌을 음해하려는 세력에 대응하는 천막촌 사람들.
25장. 캘리포니아의 봄 풍경 이면에 있는 분노하는 사람들.
26장. 조드 가족은 남쪽의 복숭아 농장에 자리를 잡는다. 야박한 일당에 겨우 하루를 벌어먹고 잔다. 케이시와 재회하는 톰 조드. 경비원과 충돌로 케이시와 경비원 한 명이 죽고 톰 조드는 크게 다친다. 케이시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파업을 하고 있었던 것. 조드 가족은 도망치듯 몰래 다시 떠난다. 정처 없이 북쪽으로 트럭을 몰고 간다. 윈필드, 샤론 로즈, 존 모두 점점 상태가 좋지 않다. 앨도 불만이 많아진다.
27장. 목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단한 하루.
28장. 조드 가족은 유개화차(지붕이 있는 화물차) 여러 대가 있는 곳에 정착한다. 그곳에서 톰은 수배자가 되었다는 불안으로 근처에 작은 굴에 숨어 지낸다. 앨은 모두의 축하와 관심을 받으며 유개화차에 머물던 일과 간소하게 결혼을 한다. 조드 가족은 목화 따는 일을 구해서 일을 하고 적당한 보상을 받는다. 샤론 로즈의 출산이 임박했다.
29장. 부랑자들이 홍수로 인해 겪는 생존과의 싸움.
30장. 화물차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홍수에 대응하며 고생한다. 홍수로 인해 자동차들이 모두 고장 난다. 샤론 로즈는 결국 죽은 아이를 출산한다. 조드 가족은 물이 넘칠 것이 우려되어 화물차를 두고 도망친다. 비가 계속 내려서 근처 헛간에서 쉰다. 그곳에서 어떤 아이와 죽어가는 노인을 발견한다. 샤론 로즈는 노인에게 젖을 먹인다.
소감 :
처음에는 분량에 놀랐다. 천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이후로 두 번째 읽어본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가독성이 좋았고 읽기가 편했다. 저자인 존 스타인벡의 문체가 그렇다고 하던데 문장에 긴 미사여구가 없고 매우 간결해서 빠른 속도로 읽으며 몰입하기 좋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분량을 구성한 것이 대단하다. 1900년대 초반에 출간되었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현실에서 생각해 봐도 전혀 어색한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계화, 산업화에 밀려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지금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밀려서 일자리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과 비슷해보인다.
구성 또한 탁월했다. 이 소설은 3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조드 가족의 서사가 한 장 서술되고, 다음 장에서는 조드 가족이 다니는 장소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 배경, 역사가 짧게 서술되어 있다. 때문에 이야기의 연속성이 떨어질 때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조드 가족이 겪는 상황과 연관성이 높아서 몰입력에 방해되지 않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조 또한 탁월했다. 이렇게 치밀하게 구성한 작가의 솜씨가 천재적인 것 같다.
소설의 내용에서는 짧고 빠른 문장 속에서도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메타포들이 눈에 띄었다. (뜬금없이 트럭에 치여 죽는 동물들(토끼, 방울뱀..)은 조드 가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닷지 26년식 등 다양한 차종에 대한 설명과 무척이나 사실적인 차량 정비는 저자의 다른 직업이 정비사가 아닐까 싶은 정도다. 그리고 저자가 반복해서 서술하는 문장들에서 저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들이 느껴졌고, 먹고, 자는 원초적인 것에, 그리고 죽는 것에 대해 항상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특히 조드 가족 한 명 한 명의 인물들은 각자 다른 성향을 갖고 있어서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어려운데도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아주 세세하고 면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말하면 빨갱이 취급을 받는 것으로 자본가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무능한 부계 중심 사회를 비판하며 남성 중심 사회가 여성 중심 사회로 넘어가는 것을 꾸준하게 보여주고 있고, 케이시 목사의 의미심장한 말들이 그 시대의 종교를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지막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고 설마 했는데 너무나 놀랍게 끝나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며 감탄스러웠다.
좋았던 부분 :
변화의 시기라는 게 있어. 그때가 오면 죽음은 모든 죽음의 한 조각이 되고, 출산도 모든 출산의 한 조각이 돼. 그리고 아이를 낳는 것과 죽는 것은 똑같은 일의 양면에 지나지 않지. 그때가 되면 세상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게다. 상처를 입어도 별로 심하게 아프지 않을 테고. 이젠 외로운 상처가 아니니까, 로저샨. 네가 알아듣기 쉽게 말해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게 잘 안 되는구나.
-. 절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딸을 달래주며 희망을 주려고 하는 의지가 보이는 어머니의 말이다.
어머니. 제가 잘 알아요. 어쨌든 그래서 제가 생각을 해 봤는데요, 어머니…… 대부분의 설교는 가난한 사람들에 관한 거예요. 언제까지나 없어지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팔짱이나 끼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다가 죽은 다음에 황금 쟁반에다 아이스크림을 먹게 된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 전도서는 두 사람이 일한 대가로 더 나은 보상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어요.
-.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성장한 아들 톰 조드의 말이다.
너랑 나는 분별 있는 사람들이니까. 저 망할 놈의 오키들은 분별도 없고 감정도 없어. 저놈들은 인간이 아냐. 인간이라면 저렇게 살지 않겠지. 저렇게 더럽고 비참한 생활을 인간이 어떻게 버티겠어. 저놈들은 고릴라랑 별로 다를게 없어.
-. 조드 가족과 같은 부랑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폭력적인 말이다.
사람은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난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말할 수 없어요. 난 행운이나 불운 같은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확신하는 건 하나밖에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권리가 없다는 것. 사람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을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그 사람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어요.
-. 깨달음을 얻은 케이시의 마음을 울리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