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 다시 인현동이다. 추모공간은 작년보다 깨끗해져 있었다. 누군가 관리하고 있는 듯했다. 화분에 새 꽃이 꽂혀 있었다. 노란 국화. 비석 앞에 섰다. 57개의 이름. 새겨져 있다.
강00 (17)
김00 (19)
김00 (23)
...
박진우 (17)
...
한00 (27)
나이가 함께 적혀 있었다. 작년엔 없었던 거다. 누가 추가한 걸까. 17살이 가장 많았다. 스무 명이 넘었다. 우리 나이.
“민수야?”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봤다.
“성민이?”
동인천고 같은 반 성민이었다. 머리가 많이 빠져 있었다. 나처럼.
“진짜 너구나. 여기서 만날 줄이야.”
성민이가 다가왔다.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너도 매년 와?”
“아니. 가끔. 너는?”
“매년.”
성민이가 비석을 봤다. 박진우 이름을 찾는 듯했다.
“진우 생각 많이 나?”
“응.”
“나도.”
담배를 꺼냈다. 성민이도 피웠다. 둘이 나란히 서서 연기를 뿜었다.
“결혼했어?”
“응. 너는?”
“나도. 애도 둘.”
평범한 대화였다. 25년 만에 만난 친구와 나누는 평범한 대화. 죽은 친구 앞에서.
“작년에 이태원 참사 났을 때 진우 생각났어.”
성민이가 말했다.
“나도.”
“세월호 때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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