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위해 늘 더 좋은 것을 주고자 하신다

by 부소유

결혼식을 했던 성당을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방문했다. 세월이 지나 우리의 모습은 나이가 들었지만 시간의 흐름에도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성당의 모습은 여전했다.


잠시 후 미사가 시작되고 신부님의 감미로운 미성의 목소리로 강론을 들으며 마음이 움직였다. 신부님께서 고등학교 때 자전거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께 허락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실 때는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대전에서 대천까지... 그 젊은 날의 열망이 느껴져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나도 요즘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있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기도를 하면서 잘 성장하기를 청하고 있는데, 신부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자녀를 위해 늘 더 좋은 것을 주고자 하신다”는 구절에서 위로를 받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것이 하느님의 더 큰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을 믿어야겠다.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 중보기도하며 “의인 오십 명, 마흔다섯, 마흔...”하고 점점 숫자를 줄여가는 대목에서는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했다. 갈수록 궁색해지는 그 간청에도 끝까지 자비를 보이시는 하느님. 나도 때로는 기도하다가 ‘이런 사소한 것까지 청해도 될까’ 싶어 주저할 때가 있는데, 그런 무한한 자비가 있기에 계속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일이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났다. 언제나 기도하시는 부모님. “육신은 약하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기도할 수 있다”는 교황님 말씀이 바로 부모님의 모습이었구나 싶어 눈물이 났다.


미사가 끝나고 성당을 나오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 뜻대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것. 쉽지 않지만, 그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자세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오늘도 성체를 모시고 일주일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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