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 작가 (하)

서사가 있는 쓰기, 말하기의 시대

by 부소유

강원국 작가의 서사는 역시나 대단했다. 목포에서 만난 양선생님, 양평에서 만난 심관장님 못지않다.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북토크가 진행되었지만 못다 한 이야기가 많은 느낌이 들었고 참석한 모든 분들의 질문 답변까지 여유 있게 진행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다음번엔 작가가 되어 작가 대 작가로 여유롭게 다시 만나는 날을 기대하며 아쉬움은 그의 책과 영상으로 채워야겠다.




북토크 후반부 요약


50 넘어서 공부하면서 이게 진짜 공부라고 생각했다. 공부를 몇 단계로 한다. 처음엔 뭔가를 입력하는 것이다. 다음은 그걸 가지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시간이 하루에 2시간은 되는 것 같다.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 재밌다. 생각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면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한다. 생각을 네이버 메모장에 메모를 한다. 그 생각을 아내에게 말한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는 건 명분이 없다. 말한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다. 결국 말하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말하기 전과 말하기 이후는 내가 말하는 내용 내 머릿속 수준이 달라진다. 말하고 나면 내가 이 정도였어 내가 말하면서 막 생각이 난다. 같은 말을 이 사람한테 하고 또 얼마 있다가 이 사람한테 하고 이렇게 하면 할수록 내 말이 점점점 진화한다. 말을 하는 과정에서 뭔가 야 이건 진짜 말이 되는데 이런 것들이 잡힌다. 말하면서 아내 반응을 굳이 안 봐도 느껴진다. 글로 쓴다는 건 내가 아내에게 막 던져본 얘기 중에 씨알이 먹힌 거 말이 되는 거 그런 걸 쓴다.


블로그, 티스토리, 페이스북, 스레드, 카카오 스토리, 트위터, 홈페이지, 카카오톡 채널 등 거점을 옮기며 10년 동안 2만 개 넘게 썼다. 이제는 2만 개의 조각을 가지고 아무것도 안 보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레고 블록 조각을 산더미 같이 2만 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조각이 많이 있어야 되고 많이 쌓아두고 많이 안 써보는 분들 있다. 말이 어눌하고 생각도 잘 안 나고 인출이 잘 안 되는 것은 순전히 얼마나 해봤느냐의 차이다.


선생님은 말하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강의를 해보면서 늘 느껴서 강의를 하고 방송을 한다. 말을 잘하냐 못하느냐는 조각 개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말을 글로 옮기는 게 어렵지는 않다. 말을 글로 써보는 연습을 많이 해봐야 한다. 말을 글로 정리를 그때그때 해봐야 한다. 오늘 말이 잘 돼었다면 무조건 글로 써둬야 한다. 써서 붙잡지 않으면 나중에 생각도 안 난다. 나는 붙잡는 게 돈이 됐고 원고료가 되었다. 예전 종이신문 시대에 공중파 방송만 있던 시대에는 기회도 없었다. 지금은 유튜브, SNS, 브런치, 블로그 등 공간이 많다.


콘텐츠도 계속 한 곳에만 머물러 있으면 도태된다. 누군가 계속 쫓아오면 나는 말하기도 뛰고 도망가면서 자기 콘텐츠를 바꿔 가야 된다.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경쟁 상태가 너무 많다. 뾰족하게 잡으면 된다. 유시민 작가는 다방면에 손을 댄다. 선택과 집중을 안 한다. 역량과 재능도 있다. 난 하나만 파기로 했다. 글쓰기 하나만 떼놓고 보면 유시민의 글쓰기 책 보다 내가 더 팔았다. 김우중 회장을 모실 때 회장이 말했다. 대우는 첨단 기술이 없다. 그 대신에 미들 테크는 있다고 말했다. 그분이 만든 단어다. 그 중간 기술을 갖고 서유럽 안 들어가고 동유럽 들어갔고, 북중미 안 가고 중남미로 갔다.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에도 갔다. 그곳에는 미들도 없었다.


학교 다니고 직장 생활할 때 읽기, 듣기를 잘했다. 그 시대는 읽기, 듣기의 시대였다. 읽기, 듣기 잘하고 많이 한 사람들이 대접받고 판검사, 의사가 되었다. 말이 많은 사람은 결국 사람들이 실망했다. 읽기, 듣기 능력을 키우는 데 눈치를 보는 게 주요했다고 본다. 읽기 듣기 능력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길이었고 읽기 듣기를 잘하는 사람은 직장생활도 잘한다고 봤다. 어떻게든 말을 듣고 그분들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내는 게 목표였다. 그분들이 원하는 게 뭔지 어느 수준인지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했다. 상사가 바뀌거나 다른 부서로 가게 되면 초기에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집중해서 상사의 취향과 성향이 뭐가 이 상사에게는 맞고 틀리는지 어떻게 하면은 마음에 드는지 파악하는데 집중한다. 사람들은 그걸 안 하고 하나씩 알아가 혼나면서 하나씩 아는데 그렇게 해서 다 알면 헤어진다. 달리기를 예로 들면 처음에 잠깐 스퍼트 하면 되는데 사람들은 계속 이렇게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뒤에 갈수록 편해지고 뒤는 계속 이렇게 뛸 필요는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50살에 직장을 관두고 월 200을 벌 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지금 수입은 온라인 세상이 열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온라인 세상이 어떻게 진화할지 모르지만 시장은 더 진화할 거라고 본다. 온라인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이 있거나 기술이 있거나 전문 지식이 있거나 이런 걸 말과 글로 팔아먹을 수 있다. 대부분 인공지능과 로봇에 뺏길 수밖에 없는데 우리같이 어디를 다니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인공지능이 말하고 글 쓰는 삶에 엄청난 아군이다. 앞으로는 읽고 듣는 것은 AI한테 넘어간다. 인간이 해야 될 것은 말하기 쓰기다.


앞으로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없으면 생활을 하기가 어렵다. 콘텐츠는 반드시 필요한데 스토리 자체만으로도 뭔가 일깨움을 줄 수 있고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콘텐츠 자체만으로는 홀로 서질 못한다. 스토리를 입히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