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공부>

by 부소유
조국, 정여울이 쓴 산문 모음집.


간만에 도서관에 들어온 신간 <조국의 공부>를 오랜 시간을 공들여 읽었다. 이 책은 서두에 소개된 바, 2009년부터 2025년까지 16년간 조국과 정여울 두 저자가 나눈 이야기 혹은 편지를 엮어서 펴낸 책이다. 정여울 작가의 책은 몇 번 도전한 결과 심적으로 읽기 힘들어서 그만 읽으려고 했으나 작가로의 조국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라는 주제가 내 눈길을 끌었다.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조국 사태로 소란스러웠던 지난날이 떠오르고 왜 그렇게 연일 신문 방송에서 뭐라고 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찾아보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어본 결과 시간이 흘러 그는 감옥에서 계속 책을 읽고 공부하고 책을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것을 유배지에서 공부했던 정약용에 비유했다.


이 책을 다 읽어본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첫인상은 282쪽 분량에 표지와 종이가 두꺼워서 실물은 더 두껍고 큰 느낌의 책이었다. 분량에 비해 두껍고 무거운 느낌이다. 실제 그런지는 무게 측정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가독성이 안 좋은 대화체 형식과 서로 동문서답하는 모양으로 보이는 편집은 차라리 셰익스피어 희곡이었다면 동문서답조차로 흥미로웠을 테지만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언급된 내용이 다시 똑같이 언급되는 중복된 내용도 많았다. 그것이 의미가 있었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의미 없이 중복되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문창과 선배가 신뢰하는 거대 출판사였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책의 초반부에 언급된 바, 저자 조국은 사회 지도층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공부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꾸준하게 책을 읽고 공부해서 서울대 법대 학, 석, 박 졸업 후 미국에서 더 공부하고 또 석, 박 졸업. 사실 여기까지 놀랍다. 그런데 거기 이어서 서울대 법대 교수까지 된다. 그리고 정계에 입문한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정계 입문하기 전까지 공부했던 과정이 서술되었다면 이 책은 내게 조금은 더 흥미로웠겠다고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분량에서 그 시절 공부했던 내용 비중은 많이 해봐야 5%, 혹은 그 이하에 불과하다. 그게 아쉽다. 이 책의 내용을 착각한 내 실수다. 그럼에도 끝까지 희망을 갖고 읽었고 마침내 후반부에는 조금 눈에 띄는 내용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대부분 고전 인용문이다.


저자 소개를 보면 상당히 많은 책을 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책날개 기준으로 <조국의 함성>, <조국의 법고전 산책>, <디케의 눈물>, <가불 선진국>, <조국의 시간>,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형사법의 성편향>, <절제의 형법학>, <성찰하는 진보>, <진보집권플랜> 등이 소개되었다. 이 중 몇 권의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었고 서점의 매대에 상당 기간 올라와 있었기 때문에 익숙했다. 물론 읽지는 않았다. 저자가 오랜 시간 공부했던 법을 기준으로 하지만 정치 철학에 상당히 가까웠을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때문에 어느 정도 편향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조국이 존경하는 선배로 등장한 유시민 작가의 몇 권의 책 중에 특히 <역사의 역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의 책은 놀라운 책이다. 읽고 불편한 부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분명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을 텐데 꾹 참으며 독자에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탁월한 구성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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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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