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집을 갖기까지 공부, 그리고 상담의 연속이다.모르는 것이 많으니 알아볼 게 많을 수밖에.
신혼집 인테리어의 전체 컨셉, 메인 컬러, 우선순위를 정하고 드디어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블로그에서 본 대로 가까운 대기업 대리점, 동네에 있는 개인 인테리어 업체, 그리고 지인 순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1) 대기업 대리점
장점 : 3D 시안을 볼 수 있음, 대기업이 주는 안정성과 신뢰성 단점 : 비싸도 너무 비쌈, 자재 선택의 한정성
한X, 리XX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 대리점에 먼저 방문했다. 역시 대기업답게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캐치하고 실감 나는 3D 시안을 구현해 줬다.
이틀 후 받은 견적 또한 대기업다웠다..! 예상가보다 2배가 넘는 액수였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자재를 좀 더 저렴한 걸로 바꿔보려 했으나 대리점에서 취급하는 자재 안에서만 가능했다.
결론적으로 비용 때문에 선택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막 상담을 시작할 예정이라면 대기업 대리점 먼저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친절하고 명확한 설명, 그리고 특히 3D 시안을 눈으로 보면 어떤 자재를 선택해야 하는지, 자재의 두께와 너비에 따라 어떤 느낌이 나는지 본격적으로 업체를 정하기 전에 미리 볼 수 있을 것이다.
2) 동네 개인 인테리어 가게
장점 : 동일한 집 시공 경험 있어 이해도 높음, 비교적 저렴한 견적 단점 : 정형화된 디자인 추천, 젊은 감각(?) 다소 부족할 수 있음
동네 인테리어 가게는 총 2곳과 상담을 진행했다.
첫 번째 가게는 인터넷상에서 평이 나름 괜찮고 비교적 집과 가까운 가게였다. 아파트명을 말하자마자 모니터로 그간 진행하셨던 레퍼런스들을 보여주셨다.
확실히 시공 경험이 있으셔서 우리 집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명확히 알려주셨고 상담을 통해 받은 견적도 가장 저렴했다. 다만 천장에 간접등을 설치하고 싶다는 말에 굳이 여기에 비용을 들이지 말라던가, 이것저것 여쭤볼 때 약간 귀찮아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두 번째 가게는 네이버에 '○○아파트 인테리어'라고 검색해서 나온 인테리어가 마음에 든 곳이었다. XX디자인이라는 상호를 쓰는 디자인 사무실이었고 사장님도 꽤나 젊으신 분이셨다.
블로그에서 본 느낌의 인테리어 기반으로 희망사항을 말씀드렸고 바로 원하는 느낌의 자재와 샘플들을 보여주시며 구현 가능한 방향을 설명해 주셨다. 실제 진행했던 견적서를 그 자리에서 보여주셨는데 동네임에도 가격이 셌고 업력이 길지 않아 왠지 모를 불안함이있어후보로 두기로 했다.
3) 지인 찬스
장점 : 지인 단점 : 지인
사실 인터넷상에서 의견이 갈렸던 게 지인찬스였다. 지인이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장점과, 그렇기에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촌 중에 인테리어 하시는 분이 있어 의뢰를 드렸고 집에 방문하셔서 전체적으로 집 상태 먼저 체크해 주셨다. 최대한 마진을 뺀 견적을 말씀 주셨지만 결국 선택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인테리어 업체의 경우 굳이 따지자면 내가 계약서상 갑의 입장이지만, 지인의 경우 저렴하게 해 준다는 이유로 내가 을이 되는 느낌이었다. 우리의 의견보다는 사촌이 생각하는 주장이 셌다. 인테리어를 한 번 하면 최소 10년은 봐야 하고 가뜩이나 우리는 신혼집이자 첫 집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예산 안에서 원하는 바를 실현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어 지인에게 맡기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업체는?
인터넷 카페에서 찾은 업체. 우리의 결정은 다시 생각해도 굉장히 의외다.
알아본 4곳 모두 확신이 들지 않아 고민하던 찰나에 '박XX의 열린 견적서'라는 카페를 발견했다.
그동안 받은 견적들이 합리적인 건지 일반인인 내 눈으로는 분간이 어려웠고, 대부분 견적은 인터넷상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카페 가입만 하면 견적서를 볼 수 있는 점이 일단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35만 명 정도의 회원수와특정 업체가 운영하는 것이 아닌, 지역별로 나름 선정된 많은 업체들이등록되어 있는 것도 신뢰가 갔다.
서베이를 통해 집주소와 구역별로 원하는 인테리어를 작성하여 제출한 후 업체 매칭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견적을 먼저 받았고 현장 실사를 통해 최종 견적이 정해지는 프로세스였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매칭된 업체 사장님과 텅 빈 집을 방문했다. 화장실 샤워기와 세면대가 일체형이라 수전 분리 시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 오래된 아파트라 화장실, 베란다 방수도 반드시 체크해야 된다는 점, 타일 덧방은 절대 하지 말 것까지. 다른 업체 상담에서는 듣지 못했던 결코 사소하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보통 공사할 때 인건비가 가장 많이 들기 때문에 비슷한 시공들의 일정도 합쳐서 잘 짜야한다는 말씀과 함께 다른 업체와 하더라도 공사 일정표를 꼭 체크해 보라고 조언해 주시며 상담이 끝났다.
일반인은 놓칠 수 있는 점들을 솔직히 말씀해 주신 점과 함께 일하는 목수와 전기기사님이 20년째 한 팀으로 일하고 계시다는 말도 마음에 들었다. 비용도 현장 실사 후 받은 것을 감안하면 꽤 합리적인 견적이었고, 인터넷 카페에서 적나라한 업체 평가와 후기를 보고 고심 끝에 선택하게 됐다.
퇴근 후 인터넷으로 인테리어 시공할 것들 검색해 보랴 업체 알아보랴 게다가 실사 방문 일정까지 잡으려니 업체를 선정하는 것만 한 달은 넘게 걸린 것 같다. 그 속은 알 수 없지만 솔직한가, 마진만을 보는 업체인가, 경력이 많은가. 이 3가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이 집에 산 지 10개월이 넘은 지금, 집들이할 때마다 지인들의 칭찬이 쏟아졌고 우리의 만족도 또한 높다.
사실 업체 선정의 기준은 각자의 사정과 성향마다 다르기 때문에 딱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라고 추천하긴 어려운 것 같다. 다만 사람 간의 케미처럼 업체와의 케미는 분명 있는 듯하다. 다양한 업체와 상담을 통해 나와 케미가 맞는 업체를 잘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