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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캐스트 Mar 20. 2024

곰팡이를 직접 제거해 본 적 있나요?

Part22. 곰팡이 꽃~이 피었습니다.

작년 한 해 난방비 폭탄에 아랫집 누수까지 겪고 난 후 한동안 평화로웠고 잔잔했으며 별 탈 없이 남은 23년을 보냈다.



여보, 이런 게 원래 있었어..?



애증의 구축 신혼집에서 맞이한 24년 정초였다.

집 안에 두기엔 부피가 큰 택배 박스가 생겨 베란다에 잠시 두려 문을 열었다. 다시 나가려는 찰나,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음 뭔가 달라졌는데..? 그순간 못 보던 것들이 보였다. 바로 벽에 핀 곰팡이..!!


(오늘은 사진은 패스해야겠다 극혐이므로..)


인테리어를 할 때 베란다 벽도 하얀 페인트를 칠했었다. 근데 창문 주변 벽에 얼핏 봐도 보일 만큼 거뭇거뭇한 흔적이 생겼다. 분명 그간 못 봤던 자국들이었다. 뭐지.. 언제부터 있었고 왜 생긴 거지?




작년에 난방비 폭탄을 맞은 덕에 올 겨울엔 단 한 번도 난방을 틀지 않았다. 추위를 잘 타는 타입임에도 잘 때는 전기장판을 뜨끈하게 틀면 따뜻했고 집에서 일할 땐 수면양말, 털조끼, 그리고 담요를 착장 하면 썩 버틸만했다. 난방비 면역 아니, 추위 면역이 생겼달까.


뜨끈한 전기장판에 누워 있다 보면,  안방 창문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보이곤 했다. 그때마다 밖이 진짜 춥긴 하구나 생각하고 말았다. 난방을 안 트는 집인데도 온도차로 물이 맺히는 걸 보면 대체 밖은 얼마나 추운 거냐며 남편과 얘기를 하며 넘겼었다.


그땐 왜 생각을 못 했을까. 안방 창문에 물이 맺혔다면 안방 베란다 벽에도 물이 흘렀을 수도 있고 베란다 벽에도 결로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정말 맞나 보다.)



결로현상 : 실내의 습한 공기가 벽 · 천장 등에 접촉할 때 이슬이 맺히는 현상.
- 발생원인 : 외부온도와 실내온도의 차이가 클 경우. 내부습도가 상당히 높을 경우 등.
- 방지대책: 실내표면온도를 노점온도보다 높게 유지할 것. 실내의 습기발생을 줄일 것, 건조한 공기로 자주 환기시킬 것 등.

(출처 : 대한건축학회 건축용어사전)



당연히 겨울이니까 베란다 창문을 야무지게 고 혹시나 바람이 새어 들어올까 봐 잠가놓기까지 했었는데.. 베란다 창문에도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한겨울임에도 베란다에선 알게 모를 습기가 느껴졌다.



날 따뜻해지면 다시 올게요.
연락 주세요.



이것이 복선인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때가 겨울이라 베란다 방수 처리를 못했었다. 지금 방수처리를 하면 겨울이라 마르지 않아서 봄에 연락을 달라고 하시던 사장님의 말을 흘려들었나 보다. 벌써 1년이 지났네..? 껄껄


어쩌겠는가 이미 지난 것을.

바로 인터넷에 곰팡이 제거법을 검색해 봤다. 업체를 이용하라는 글도 있었지만 셀프로 처리하고 안되면 업체를 부를 생각이었다.


[베란다 곰팡이 셀프 제거 방법]
1) 시중에 파는 곰팡이제거제를 산다.
2) 곰팡이가 생긴 곳에 제거제를 듬뿍 뿌린 뒤 그 위에 휴지를 붙이고 약 1시간 기다린다.
3) 휴지를 뗀 후 솔로 문지른다.
4) 마른 걸레로 제거제를 닦아낸다.


생각보다 방법은 단순했고 벽은 다시 새하얘졌다. 하지만 곰팡이는 언제든 습한 환경이 되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후 관리가 중요하단다. 이후 습기나 온도차가 생기지 않도록 베란다 창문을 살짝 열어두고 있다. 다행히도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 더 이상 곰팡이 꽃은 보이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모든 사건이 발생하기 전엔 힌트가 있었다.


-난방비 폭탄 : 인테리어 사장님의 난방 허락 전화, 그리고 인테리어 중간 체크 때 느꼈던 빈집의 따뜻한 온기

-아랫집 누수 : 누수 전 몇 차례의 베란다 물 범람

-베란다 곰팡이 : 인테리어 사장님의 방수페인트 연락 당부, 그리고 안방 창문에 맺힌 물방울


적고 보니 안일했던 우리를 반성하게 된다. 앞으로는 작은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아야겠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작고 소중한 구축 아파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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