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누구나 영어를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
빌어먹을 영어이다. 이 빌어먹을 영어는 이 사회에 유령처럼 우리를 따라다닌다. 초, 중, 고, 대학교, 직장까지 무슨 무슨 시험이면 영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영어를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영어를 까짓 거 못한다고 죽는 것은 아니지만 영어 때문에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시도조차 못할 때면 이 영어가 너무나 원망스럽다.
나 또한, 이 영어라는 언어 때문에 참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특히나,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것을 넘어서 질투하고 시기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재능과 환경이 몹시 미웠다. 그렇게 영어를 미워했던 이유는 아주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 시골에서 자라면서 따로 학원이라고 간 적이 없음에도. 모두들 학원에서 영어를 읽고 쓰는 법을 배워왔었다. 그렇기에 학생들 모두가 영어를 읽을 줄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나 영어 수업 때 학생 번호를 부르며 영어 문장을 읽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나에게 있어서 사회적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기본적인 단어도 문장도 읽을 줄 몰라서 어물거리는 내 모습을 보며 친구들의 비웃음 소리가 맴돈다. 뜨문뜨문 한 단어 발음조차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우물거리던 순간이 내 기억 속에서 생생하다. 그 웃음소리 너머로 내가 짝사랑하던 친구와 눈까지 마주 쳤을 때, 부끄러움에 고개를 앞을 들 수가 없었다.
“이 빌어먹을 영어” 왜 난 영어를 못할까? 왜 못해서 짝사랑하는 친구 앞에서 소위 ‘개-망신’을 당했어야 할까? 억울해서 학교에 돌아가는 길에 처량하게 울기까지 했다. 가난해서 학원을 안 보내준 부모님 탓도 해보았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그 당시 영어란 내 삶의 발목을 잡는 문제 덩어리였다. 어찌해볼 수 없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
하지만, 이제 그 너무나 싫었던 영어가 이제는 나의 학부 전공이 되었고, 나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어떻게 영어 문장을 읽을 줄도 모르던 아이가 이젠 어디를 가나 영어를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게 되었으니. 스스로가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내가 언어를 배우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어릴 적에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움도 남는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는 친구들이 있으면 언제나 말이 많아진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된 팁과 방법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언제나 입이 근질거린다. 진심으로 타인들이 어릴 적 나와 같이 영어 때문에 망신을 당하거나,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영어라는 언어가 자랑거리이자 무기가 되어서 세계를 누비거나,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거나, 외국기업에 취직해 세계 곳곳을 누볐으면 한다.
지금 영어 문법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니 소용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꾸준함과 영어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 설정을 만들면 누구나 영어를 할 수 있게 된다.
영어를 전혀 못하던 내가 성공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