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었다. 충격적으로 내가 좀 초라해 보였다.
충격이었다. 충격적으로 내가 좀 초라해 보였다. 내가 여기에 있는 게 맞는 건가?
그러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 화장품 유통 및 판매 CEO.
20명 이상을 고용하는 유아용품 CEO
반도체 공정 검사를 운영하는 CEO
개발자 45명이 고용하는 스타트업 CEO
건강제품 유통 및 애견용품 판매 등등
다들 20대 후반 ~30대 중반 내 또래였다.
기껏해야 지금 인스타그램으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로 그림을 소규모로 판매하고 있는 와중에 이러한 사람들과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정말 솔직히 딴 세상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마치 RPG 게임의 고렙 사냥터에 덩그러니 놓인 기분이었다.
"그래서 속으로 외쳤다. 이 CEO들도 나도 다 땅에 썩어 문드러질 사람들이다. 다 사람이다 사람."
이 말은 몇 번씩 되뇌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듣고자 경청했다. 그래서 내 상황을 설명했다. 내 그림을 보여주고 이러한 것을 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하니. 역시 사업을 해보신 분이어서 그런지 생각의 프레임이 달랐다.공정과, 마진율, 마케팅, 세금부터 지금부터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노하우를 풀어주시는데 역시 고렙들은 달랐다. 거기서 가장 머리가 띵했던 것은 유아용품을 판매하시는분이 나에게 한 말이었다. "독보적인 제품"을 만들라였다. 비싸게 팔아서 이윤을 최대한 남겨도 불만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대체제가 없는 것 만들어야 함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헤어질 시간이 되어서 다들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들이 타고 온 멋진 차들을 바라봤다. 다만 난 자전거를 타고 와서 쉽지 않았다. 20분 거리여서 자전거를 타고 왔다고 말해야 하나? 그냥 당당하게 갈까? 몇 번 고민하다가 그냥 다들 떠나가는 것을 홀연히 보았다. 핸드폰 하는 척. 뭔가 좀 바쁜 것처럼.
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높은 빌딩들이 반짝였다. 돌아오는 길에 아는 동생에게 전화했다. 뭔가 헛헛한 그러면서도 기분이 묘해서. 그 감정을 덜어내고자 전화했다. 그 동생에게 월 몇천씩 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들이 고민하는 그릇의 크기가 달랐음을 이야기했다.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고민하고. 일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다.
언제가 그들과 동등한 입장. 아니, 못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싶다 생각했다.마포대교 위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으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 사람이야 사람, 나라고 다를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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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예술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계속해서 다른 제품 및 브랜드를 키워나가고자 고군분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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