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아프다.
습관의 힘이란 것은 참으로 무섭다. 그저 충전기를 집대 옆에 두었을 뿐이었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겸 카톡을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결국에는 내가 자주 접속하는 유머사이트들과 웹툰을 차례대로 확인했다. 그러다 이 율곡 이이의 인생을 망치는 8가지 글귀를 마주하게 되었다. 대충 훑어보다가 마음 깊숙한 곳이 찔려 이내 다른 유머글로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묘하게 저 8가지의 충고가 가슴 깊숙이 뼈가 시리도록 와 닿는다. 하나하나 따져보니 8가지 모두 다 해당되어 가슴이 철렁했다.
놀 생각만 하는 습관. - 근래 무책임하게 모든 과제들을 놔버리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하루를 낭비하는 습관. - 항상 커뮤니티 사이트, 유튜브로 하루를 낭비하고는 했다.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습관.- 개인화된 알고리즘, 커뮤니티, 콘텐츠로 인하여 오롯이 내 입맛에 맞는 사람들의 의견만 들어왔다.
헛된 말과 글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려는 습관.- 인정받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종종 친구들 앞에서 터무니없는 약속을 하고는 했다.
풍류를 즐긴다며 인생을 허비하는 습관.- 종종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 떠밀려 풍류를 즐기고는 했다.
남 잘되는 것을 부러워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습관.- 무기력증으로 고생을 하던 와중에 어처구니없게도 타 교환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올릴 때마다 시기와 질투를 했다. 얼마나 비열한 생각인지, 그 당사자가 나에게 무엇하나 잘못한 것이 없었으나 나와 비슷한 처지에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다고 하여 시기하는 감정들었다. 이것만큼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습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절제하지 못하고 재물과 여색을 탐하는 습관.- 재물은 모르겠으나 여색 즉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된 행동을 하고는 했었다.
16세기 율곡 이이의 격언 하나하나가 뼈를 때리다 못해 가슴에 얼얼하게 박혀온다. 아마 이 나쁜 습관을 버리는데 꽤나 애를 써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