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생.
오랜만에 아는 동생을 만나서 수다를 떨다가 왔다. 대화 내용은 시시콜콜한 내용들이었지만 결국 코로나였다. 그 친구는 일본에 1년 가까이 워홀을 갔다 왔고, 난 같은 시기에 독일을 갔다 왔다. 둘 다 한국을 뜨기 전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무언가 변화된 더 나아진 모습' 구체적인지는 않았지만 달라진 모습으로 만나자고 이야기했었는데.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다만 서로 가지고 있는 상처와 무게가 좀 추가된 것 같아 보였다.
그 친구도 일본에서 알바 생활 후 여행을 갈 계획이었지만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고 월세에 허덕이는 생활을 했다. 나 또한 별반 다른 처지가 아니었는지라 크게 공감이 갔다. 대화하면서 종종 독일 갈 생각은 하지 말걸 하는 후회스러운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 돈 아깝게 그냥 가지 말걸 그랬어. 지금 한국에 쭉 있었다면 내가 이러지는 이러이러하지 않았을 텐데." 근데 사실 가지 않았더라면 분명 가보지 못한 후회가 남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정말 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그렇게 1년에 가깝게 준비한 교환학생 기회를 써보지도 못한 채 졸업하는 것이 분명 아쉽고 후회스러웠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 선택을 뒤집고 원하는 결과대로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럴 수 없다. 내 마음만 아프게 이랬어야 했다 저랬어야 했다 지지고 볶아봤자다. 결국 나의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 마음이 결국 지우고 싶은 과거로 남게 된다. 결국에는 '짜증내고 후회할 시간에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나 똑바로 살걸' 말을 중얼거리며 잠을 청할게 눈 앞에 선해진다. 후회는 짧게 하자. 과거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끝도 없으니. 생각해보니 참 궁상맞게 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