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막 학기를 마지막 시험을 보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내가 지금까지 4년 동안 학업을 위해서 해 왔던 것이 이렇게 끝이 났구나. 고등학교 시절 이 지겨운 수업이 언제 끝나나 하며 하염없이 흘러가는 구름만 본 것이 엊그제 같은 데. 이제 이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것 같은 기분과 허무함이 동시에 휘몰아쳤다.
“가족들이 혹은 사회의 기준대로 학교에 졸업했지만 뭔가 공허한 기분이다.”
과연 19살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과연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학점에 목을 매고 달려들었는지. 학점이 4.0을 넘긴다고 할 지라도 코로나 이후에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그다지 학점이 중요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무엇을 위해 이렇게 공부를 해왔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난 이 4년이라는 대학생활 동안 뭐했지?”
분명한 일을 많으나 어디인가 중구난방 어질러져 있는 것 같다. 정리되지 않은 서랍 속 옷가지들처럼 말이다. 해외봉사, 봉사활동, 예술가 모임, 작품 전시, 교환학생, 공모전까지 참 한일도 많다. 소위 ‘스펙’ 좋은 학생이 되었지만 그 ‘스펙’이, 즉 나의 고유한 경험들이 무엇을 위했던 것인지 회의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경험이 배움이 쓸모없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학교에서의 타의적이기 하지만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 정말 괜찮은 지인들을 알게 된 것, 특히나 영문학을 배우면서 정보를 취합하고 선택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좋은 원재료를 갖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고 적용하며 나만의 '일'로 승화시키는 것에 안일하다 못해 무지했다.
분명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재능이자 원재료를 잘만 가공한다면, 즉 ‘방향성’만 제대로 설정한다면 큰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학에 다니거나 사회에 먼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사회에 첫발을 내 딛기 위해 지금 내가 공유하는 정보들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나의 흥미와 장점을 한 점에 모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직업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의 기록이다. 아주 ‘예리한 각’을 세우는 것과 같다. 즉 제대로 ‘각’을 잡고 성장하는 과정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