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당신을 기억하고자 하는 나

by angela

내가 겪은바 말고 들은바에 의하면 우리 할아버지는 대단한 수입도 없었고 자식에 대한 헌신이나 애정 같은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한다. 하지만 내가 겪은바를 이야기 하자면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며 "아씨" "아씨" 라 부르시고 손녀인 나는 늘 어디든 안아서 데려다 주셨으며, 세상 누구보다 나에게는 늘 자애롭고 안자하고 모든 사랑을 베푸는 분이셨다. 그 모든 일가 친적중에 그 사랑을 받은자는 몇 안되는듯 하다. 사람이 이윤을 얻으려면 투자를 해야 하듯이 가족 관계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것중에 하나가 사랑 그 중에서도 가족간의 사랑이라고. 상대가 바라는것만을 주고 싫은것을 하지 않는 사랑. 혈육이라는 이유와 사랑이라는 단어 아래 옭아매고 상처주지 않는 사랑. 나는 할아버지에게 그것을 받았고 그래서 할아버지 유품을 지니고 있으며 명절이면 나에게 권유하는자 아무도 없지만 할아버지 산소를 찾는다.


내가 죽어서도 누군가 나를 그리워 해주고 나를 찾아주는것은 의무도 혈연도 아니고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좋은 기억을 주었느냐 인 것 같다. 나는 내 자식들에게 되도록 돌이킬 수 없는 상처 같은것을 주지 않고 떠올려 끔찍한 기억 같은건 심어주지 않고 좋은 시간만 보내어 내가 노인이 되어도 같이 앉아 게임 정도라도 하고싶고 가끔은 같이 놀고 싶은 부모 정도는 되어야지. 서로 헌신과 사랑 같이 너무나 힘들고 무거운 단어 말고 만나면 즐겁고 신나는 사람이 되어야지 싶다. 내가 할어버지를 떠올리면 신나고 좋고 즐겁지만 애틋하거나 울컥한건 없듯이 딱 그 정도의 관계. 그래도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좋아서 당신이 생전에 지닌 물건 하나는 내가 지니고 싶은 관계. 그 물건을 보면 죽을것 같이 진한 애도 없고 떠올리면 괴로운 증도 없는 관계. 그 관계는 다 저절로 얻어지는게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거라니 나이 마흔에 더 깊이 깨닫는 진리.



할아버지의 유품.

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