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닿고 싶다

당신은 누구와 맞닿아 있나요.

by angela

사람을 좋아하고 잘 사귀는 편이라, 나이를 먹어 사람을 사귀어도 그 사람에게 가 닿는 게 어려울 거라 생각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나이 마흔이 넘으니, 누군가와 새로 맞닿는 게 어려운 일이고 지금 내가 닿아있는 사람을 잃지 않는 것이 최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있다 맞닿아 있는 사람들. 내 남편, 그리고 20살부터 친구들. 사소한 걸 물어볼 수 있고 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그 사람이 진짜 궁금하고 알고 싶고 쌓아온 이야기가 있는 친구들.


어릴 땐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는 게 애정을 가진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했고, 누구와 만나든 마음이 닿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이해시키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애정을 가졌다면 해야 할 예의라고 생각했다.


근데 내가 생각했던 애정 어린 관계를 위해 나는 닿기 위해서 상대의 살을 갈라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했구나, 그런 행동은 아팠겠구나라고 생각되는 관계들도 있다.


그리고 어떤 관계는 닿지 않고 표면적이기도 하고 그런 표면적인 관계가 더 오래가기 용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상대가 아파서 우는 소리, 진짜 힘든 상황들도 그러려니 하고 상대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만 듣고 한 걸음 물러나 있는 편이, 나에게 보여주고 난 후에 상대가 갖는 수치심을 조용히 안개처럼 증발시킬 수 있는 것 같다.


사소한 생각 고민 상처 응석까지 서로 파 해져 보여주고 진심으로 깊이 맞닿아 있는 남편도 있는데 나는 왜 그렇게 누군가와 닿고 싶어 했을까. 그리고 아무와 맞닿지 못하는 전형적인 옛날 어른들은 외롭진 않을까?


요즘은 누구와도 더 새롭게 닿고 싶지 않다.


그냥 내가 닿아있는 관계들에 감사하고 또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아야지.


당신을 궁금해하고,

당신에게 애정을 가지고,

자주는 아니어도 안부를 묻고,

그런 시간을 오래 쌓아온 당신과 닿아있는 누군가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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