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너와 내가 만든 허구의 대상의로서의 존재에 관해

나의 달고 짜고 아프고 슬프고 짠하고 모든 것이었던 엄마

by angela

어릴 땐 엄마의 행복이 전부였다. 엄마가 행복하면 기뻤고 엄마가 슬프면 내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엄마가 세수하는 모습도 멋졌고, 엄마의 존재 자체가 내 세상의 전부였다.


인터넷에서 유학길에 오르면서 사랑하는 엄마의 전신사진을 찍어 힘들 때마다 꺼내 보았다는 누군가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신적인 존재로 여기며 슬플 때나 기쁠 때나 그분을 그리워하고 애타하는 지인들도 본다. 이들이 그리워하는 건 실제 존재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그 대상이라는 게 허구의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니까 엄마라는 존재는 나를 낳아준 생물학적 부모이지만 그 사실만 변하지 않을 뿐이지 내가 대상화하는 엄마는 나의 상태나 내가 상대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느냐의 포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그리고 내 딸이 나를 이제 그런 눈으로 바라본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고 전부인 대상.


나는 안다. 네가 이렇게 나를 여겨주는 기간은 찰나이고 나는 그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사실 네가 세상 풍파를 만나 힘들어하는 청춘의 순간이 오면 나는 실제로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너에게 어떤 상징적인 존재로서 너를 위로할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다.


옛날에 어떤 소설가가 쓴 글 구절에, 엄마란 존재는 제 힘이 얼마나 센지도 모르고 가 있었다. 내 힘이 영향이 내 아이에게 얼마나 센지 알아서, 나는 무섭다.


그리고 사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는 불완전한 사람이어서, 네가 정말 마음으로 의지하고 위로받고자 하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고 더 많은 것들로 분산되고 결국은 네가 혼자 두 발로 굳건히 서있기를.


그럼 나는 늘 밝고 즐겁고 행복한 엄마로서 너에게 다 잘될거야 다 괜찮아 라고 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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