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엔 계속 이런 글들만 보여
작가라는 꿈이 내게는 퍽 간절하다. 그렇지만 무언가 큰 성취를 이루기도 전에 떠벌리고 다니는 건 왠지 창피했다. 그래서 최측근 몇몇에게만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나이쯤 되면 눈치가 생기는 법.
내 꿈을 받아줄 법한 이들에게, 혹은 나와 비슷하게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만 살포시 꿈 얘기를 꺼내 들었다.
처음엔 모두가 대단하다는 반응.
아직 도전하는 단계라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준이 아님에도 그런 칭찬들에 없던 힘도 샘솟곤 했다. 그들의 칭찬은 나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2년 남짓 되자 그들의 반응은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요즘 그거 계속하는 거야?"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이 있으면서 대체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 거야?"
"상은받았어?"
"너 보다 얘가 더 쓸 얘기가 많지 않을까? 야, 네가 글 써봐. 너 글 쓰면 대박 날 텐데."
기껏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는 마음에 '작가가 되고 싶다.' 공언한 내게 듣기 싫은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즈음 잠을 줄여가며 적은 장편의 글들을 몇몇 공모전에 보내고 탈락하기를 여러 번, 거기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까지. 나는 급 소심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내가 공언한 내 꿈에 회의가 느껴졌다. 내 꿈을 이루기엔 나에게 주어진 현실이 너무나도 팍팍했으므로.
그때 나를 다잡아 준건 몇몇 다정한 응원을 보내온 내 지인들과, 그리고 책 속의 글귀와, 그 글귀로 쉽게 마음을 다시 다잡은 얇은 귀의 소유자인 바로 나 자신이다.(귀가 얇아 참 다행이다.)
오늘은 그 글귀들을 통해 나와 비슷하게 꿈을 이루는데 회의를 느낀 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 다정하고 단단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재능은 얼마나 잘하는 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절대 멈추지 않는 것, 그게 재능 같았다.
-『페인트』이희영 -
남들보다 재능이 부족한 것 같아 우울해지던 날. 나는 그래도 멈추지 않고 계속 쓸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내게 그런 재능은 있는 것 같았다.
젤루 억울한 건 나는 언제 한번 놀아보나 그것만 보고 살았는데, 지랄. 이제 좀 놀아볼라치니 다 늙어버렸다. 야야, 나는 마지막에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주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이었어.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나는 행복하다. 요즘 시대에 내 나이면 청년이지. 나는 남들이 뭐 라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마음껏 웃을 것이다. 자주 웃는 놈이 될 것이다.
『오늘 밤은 쓰고 자야지.』 EP06. 내게 계속 쓸 수 있는 힘을 주는 글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