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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습관 Nov 23. 2018

삶이 퍽퍽해도, 낭만적인 꿈 하나 정돈 괜찮잖나?

책에 미쳐 퇴사하고 세계일주 갑니다.

영화 신세계의 가장 명장면을 꼽아보면 바로 이 장면,  


출처: 영화 신세계, 이중구(박성웅)


갈 땐 가더라도 담배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이중구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던진 한마디. 이중구라는 캐릭터를 정말 잘 보여주는 한 장면이자 신세계의 베스트 컷이기도 하다. 


영화 얘기는 이만 줄이고 이제부터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 보려 한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스무살. 그리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나는 서울에 위치한 대학에 입학했다. 

우리 부모님은 남들 자식 sky 대학 보낸 만큼 좋아하셨다. 그 당시 나는 딱히 배우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던 터라 부모님의 바람대로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삼성전자 사장이 단지 우리 학교, 학과 선배라는 이유 만으로 부모님은 좋아하셨다.) 아마 부모님은 내가 삼성전자에 들어갈 거라고 꿈꾸고 계셨을 거다.


하지만, 난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3학년 1학기 자퇴했다. 생각보다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퇴하고 부단히 나 자신에 대해 알기 위해 노력했다. 아는 형님을 따라 동대문에서 옷을 판매하는 일도 해보고, 대형 브랜드에서 신발도 팔아보고, 유명한 사람들이 강연이란 강연은 다 다녔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런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발견했고, 그 기점으로 인생이 꽤 많이 바뀌었다. 그때 내가 찾은 것은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참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동아리도 하고, 대회도 나가보고. 그래서 20대 나의 목표는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내 목표는 제일 큰 대회에서 1등을 하는 것이었고, 대학 졸업하기 전에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이것으로 나는 어딜 가서도 당당해질 수 있었고 취업도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프레젠테이션'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20대 나의 목표를 세운 그것을 이룬 뒤로는 삶에 목표가 사라졌다는 사실. 항상 득달같이 달려들며 했던 프레젠테이션도 재미가 없어졌고, 가르치는 일도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 (물론 제자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 엄청난 보람을 느낀다) 



그러던 찰나에 나에게 또 다른 목표가 되어준 것이 바로 '책'이다. 


정말 우연히 시작하게 된 '책은 습관이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고요한 호수 같던 나의 30대 삶에 수직 낙하하는 돌이 되어 주었다. 책을 읽고 카드 뉴스로 책 리뷰하고 유명한 서점에 직접 찾아가 서점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다. 천 명, 오 천명, 만 명, 3만 명 차곡차곡 팔로워가 늘어 현재는 61,888명 (팔로워 기준). 지금은 출판사에서 연락도 꽤 온다. 자신들의 책을 홍보해달라며. 



'책은 습관이다'는 참 나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회사 이직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고, 관련 강의 요청도 꽤 많이 들어와 여러모로 나에게 큰 기쁨을 안겨다 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것보다 책 습관이 나에게 굉장히 고마운 존재인 건 30대, 다시 꿈과 목표가 생겼다는 사실이다. 


'책'에 조금씩 빠지다 보니 그것과 연관된 독서법, 독서모임, 서점, 도서관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워낙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 서점을 참 많이 찾아다녔다. 제주도에 3주 정도 지내며 거의 모든 책방을 찾아다녔고, 포르투갈 갔을 때는 해리포터의 영감을 준 렐루 서점에도 다녀왔다. 


그러면서 나에게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세상의 모든 서점'을 직접 내 발로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오자!


물론 세상의 모든 서점과 도서관을 가보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맞다. 어떻게 다 가볼 수 있겠는가. 그냥 내 힘닿는데 까지 할까? 1~2년 세계일주 하면서 다닐 것도 아니고,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여행 다니면서 서점을 정복(?)할 계획이다. 

유럽 책방투어 구글 매핑ing

그래서 '세상의 모든 서점 by 책은 습관이다' 프로젝트의 첫 행선지는 유럽이다. 두 달 일정으로 유럽 15개국의 크고 작은 서점을 다녀올 생각이다. 

사람들에게 꽤 유명한 서점부터 동네 구석구석 숨어있는 동네서점까지 탐험해보려고 한다.  


모든 여정은 영상으로 담을 예정이다. 그래서 책은 습관이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고, 현재 MCN 회사인 트레져헌터에서 유튜버 교육도 받고 있다. 


그리고 글은 여기 책 습관 브런치에 올라갈 예정이고 책으로도 출판하려 한다. 아래는 책 표지(?)이기도 하고 내 프로젝트를 담은 한 장의 일러스트. (능력자 여자 친구님이 그려주셨다)


유럽의 유명한 랜드마크 영국 빅벤,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프랑스 에펠탑,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이탈리아 콜로세움, 피사의 사탑까지 유럽을 책 한 권과 여행 가방 하나 메고 서점 투어 하는 내 모습. 


지금 내 또래 친구들은 모두 한창 회사에서 대리 승진을 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해 나아가는 시기에 들어섰다. 난 그 시기에 퇴사를 했다. 


책은 습관이다 첫 장기 프로젝트 '세상의 모든 서점'의 시작을 알리는 유튜브 영상

책습관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tAEyuWUbHz2VtvMsA9vzAA?view_as=subscriber


누군가는 나의 계획을 듣고 이렇게 말을 하겠지. 


요즘 때가 어느 땐데, 나이 32살이나 먹고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만 사냐

이렇게 묻는다면, 요렇게 답을 해주고 싶다.


뭐, 삶이 아무리 퍽퍽해도 낭만적인 꿈 하나쯤은 괜찮잖아? 

*저의 유럽 책방 프로젝트에 관심 있거나, 함께 하실 분들은 브런치나 제 메일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콘텐츠 제작 제휴, 홍보, PPL, 출판 문의 등)


책은 습관이다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tAEyuWUbHz2VtvMsA9vzAA?view_as=subscriber


책은 습관이다 페이스북 채널: 

https://www.facebook.com/book.ha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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