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아이들과의 여행은 체력전

석항 트레인 스테이, 한반도 뗏목 마을

by 김국주

녀석들과의 여행…

우리는 여행이라 쓰고 체력전이라 부른다.


인솔자의 체력과 컨디션에따라 그 밀도가 달라지는 그것은 또 하나의 육준 전쟁일뿐이다.

하여 오늘은 김국주(with 신재희)이기에 가능한 1박 2일의 고밀도 육중 여행기 써보려 한다.


아, 이 육중 여행 패거리에서 신랑들은 제외다.

그들은 일단 체력이 미덜이다. 연비가 나쁜 인간은 과감하게 제외한다. 그들은 우리 체력전의 퀄을 떨어뜨리는 방해꾼일 뿐이다.


그런데 여기에 작은 문제점이 하나 있으니, 이 육패의 우두머리들, 즉 김국주와 신재희 중에 그 누구도 계획적이고 꼼꼼한 인간이 없다는 것이다. 하여 우리 육패가 여행 전 유일하게 준비하는 것은… 바로 숙소, 나머지는 전부 무계획 현장 조달이다.


석항 트레인 스테이

우리 육패가 이번에 선택한 숙소는 여기, 석항 트레인 스테이. 실제 기차를 숙소로 개조해놓은 곳이다.

도대체 왜때문인지 도무지 이해는 가지 않지만 녀석들은 요즘 기차에 환장해있다. 뭐… 그 환장 포인트가 공룡이 아님을 다행으로 여기며… 하마터면 공룡 뱃속에서 잘 뻔.


이 숙소는 4인실, 6인실, 12인실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시원하게 12인실을 예약했다.

김국주와 김국주 파생 인간들, 그리고 신재희와 신재희의 파생 인간, 몸뚱어리는 5명이지만 그 에너지는 12인의 몫은 거뜬히 해낸다고 믿기에.

(김국주와 신재희는 실제 가족입니다.)


그런데… 예약하자마자 전화가 왔다.


“여기 트레인 스테이인데요. 12인실 예약하셨죠?”


네… 그런데 왜… 전화씩이나.


도대체 몇 명이신데요?”

“다섯 명이요…”

“여기 6인실도 있어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12인실을 예약하셨어요?”


그야 당연히…


“제일… 넓을 테니까요.”

“여기… 침대가 12개인데요.”


아, 그것도 거길 예약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침대가 많다니 그거 참 … 좋네요?!?”

“그리고… 뜨거운 물이 잘 안 나와요.”

“뭐… 괜찮아요.”


뭐가 문제겠습니까. 안 씻으면 되지요. 이유 없이도 안 씻는데, 이유가 있으면 맘은 더 편하겠네요. 우리 육패는 그딴 사소한 이유로 애초 목표를 물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장님께서 왠지 극구 말리시는 데도 불구하고 자발적 강제 예약을 실행했다.


그리고 여행 당일, 새벽댓발부터 출발했다.

이걸 챙겨서…

전국의 헬창들이여, 당당하자.

삶은 닭가슴살… 싸가지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거나 싫지는 않다. 단지… 쪽팔릴 뿐…

저걸 몰래(?) 꺼내먹으며 세 시간 반을 달려 맨 처음 우리 눈에 띈 곳은 여기였다.


한반도 뗏목 체험.

햇님이는 내 조카

느릿느릿 뗏목을 타고, 유쾌하신 선장님(?)의

입담을 들으며, 녀석들에게는 노젓기 강제 노역을 시키고, 시원한 물에 발도 담그고 손도 담그며, 풍광을 즐기는… 이것이 영월과의 첫 대면이었다.


영월… 참 좋은 곳이구나.



한반도 습지, 평창강

그런데… 유유자적할 뻔했던 우리의 여행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물… 이곳에도 물이 있다는 사실… 녀석들의 전신 입수 본능은 장소와 시간과 수온을 따지질 않는다.


하… 그래, 이래야 체력전이지.

우리… 여기 일찍 뜨긴 글렀구나.


“재희야, 우리 여기에 자리 잡아야겠다.”

“얼마나?”

“… 간소하게… 세 시간?”

“…… 왓더 ㅆ… 언니, 돗자리 있어?”

“나는… 그딴 나약한 장비는 챙기지 않는다.”

“… 그래, 언니… 그럼… 편히 쉬어.”



얼굴이라도 가려서 다행이랄까…

그러지 뭐… 까이꺼.

내가 누우면 거기가 내 집이거늘…


한참 안면을 지글지글 태우던 신재희가 물었다.


“언니, 이게 올해 애들 마지막 물놀이겠지?”


…… 미안하다. 원하는 답을 못 줘서. 물짐승들이 겨울이라고 뭍으로 기어 나오는 건 아니잖니.


한반도 습지, 평창강

두어 시간 후, 세 놈들 중 한 명이 드디어 육지류 나오더니,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엄마, 여벌 옷 있어요?”


…… 와우, 너는 그게… 이제야 궁금하더냐?

내가 늬들의 입수 본능을 아는데, 설마 옷을 안 챙겼을까?! 나!! 도통이 엄마야!


“당연히 있지.”


이 말에 안심을 한 녀석은 도로 물에 들어가서 그 뒤로 한 시간을 더 놀았다. 녀석들을 물에서 건져냈을 때는 해가 뉘엿뉘엿, 노을이 불긋불긋, 내 마음은 울렁울렁…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대였다.


그리고 우리 육패는 드디어

석항 트레인 스테이에 도착했다.


사장님께서는 예약했을 때와는 달리 우리를 엄청 환영해주셨다. 그리고 잘 생기셨다. 친절하신 사장님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 12인실의 문을 연 순간,


석항 트레인 스테이 12인실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린 그렇게 말없이 함께 웃었다. 한참 웃으시던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맘에 드시는 침대 골라서 쓰시면 됩니다.”


아… 눼… 사실 고를 것도 없었다. 침대들이 다들 너무나도 완벽해서 말이지. 하여 나는 대충 5번 침대에 누웠건만, 놈들은 침대 고르는 대만 한 시간이 걸렸다. 그래… 그렇게라도 시간을 때우렴.


넘나도 친절한셨던 사장님, 어차피 단체 실은 우리뿐이니, 공용샤워실을 쓰면 된다며 샤워실 키도 주시고 커피도 주셨다.


하… 안 씻을 수 있었는데…


하… 에너지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나저나… 늬들은 왜때문에 안 지치는 것이냐.

저 에너지들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더냐.



석항 트레인 스테이

영월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다음 날 일정은 강원도 영월 여행기 2로 올라옵니다. (고씨 동굴, 동굴생태관, 펫힐링달빛동물원)


* 우리 육패는 코로나 방역 수칙을 엄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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