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어렵다
이제 첫째가 5살, 즉 유치원에 입학하는 나이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나는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친구들을 많이 봤는데, 4세 말까지 남편과 불꽃 튀는 토론을 거쳐 일반 유치원에 보내기로 합의를 했다. 일단 한국에서 살아갈 아이이고, 한글과 누리과정을 놓치면 초등학교 입학 시 힘든걸 눈으로 목격했기에.. 우선순위에서 영어는 2번째로 밀렸다.
그렇다고 집에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는다. 영어를 가르치는 나는 파닉스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 스피킹과 리스닝을 잡고 가면 좋은지 아니까. 음가를 익히고, 듣기를 시키고, 롤플레이를 하며 매일 조금씩 영어를 연습시킨다.
그런데 이제 5세인데.. 이걸 매일 하니 꽤나 스케줄이 바쁘다. 아침에 7시 반에 일어나서 30-40분 정도 아침을 먹고, 30분은 영어 영상을 시청하고, 나머지 40분 정도는 파닉스와 한글 읽기 그리고 책 읽기까지 마무리를 한다.
주말에도 꽤나 루틴을 지키려는 편인데, 이게 참 마음이 어렵다. 과연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우리 아이가 한글과 영어를 둘 다 학습할 필요가 있었을까.. 에 대해 고민하고, 영어의 효용성이 이 어린 나이부터 놀 시간을 없애가며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그렇지만 살아보니 영어를 잘하면 확실히 기회가 많아지니까, 가뜩이나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어쩌면 우리 아이가 뒤떨어져서 기회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나를 덮친다. 거기에.. 엄마인 나는 영어를 잘하는데.. 나중에 이 아이가 왜 본인은 못하냐고, 안 시킨 거냐고 원망할까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내가 살아온 날과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날이 천차만별인 걸 안다. 불과 10년 전과 현재만 비교해 봐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기술의 발전은 배속으로 진화하는 걸 목격하는 산 증인이기에..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을 시킨다고 나중에 이 아이가 써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인류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진화한 동물이기에 우선은 자신이 아는 범위는 학습시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모도 자식이 본인보다 못하고 모르는 인간으로 기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교육은 진보적이기 어렵다. 세상의 진화만큼 어른의 인식이 따라가기도 어렵고, 그 뒤에 따라오는 교육은 더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내가, 그리고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아이 교육에 대한 고민은 오늘도 더 깊어진다. 부디 이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 어릴 적 받은 교육들이 잘 쓰이기를.. 쓰임새 있는 교육을 받고 자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