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실행력

아이들아 아프지 말아라..

by 엄마 영어 선생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엉덩이가 무거운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엄마가 되니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데 엉덩이 떼기가 참 힘들다. 첫째가 어릴 땐 그나마 좀 덜 주저하고 바로 시행했던 도전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둘째가 생기고 나서는 그게 참 어렵다. 애들이 또 아프겠지, 하는 두려움이 나를 지배한다.

첫째도 둘째도 지독한 엄마 바라기들이다. 모든 아이들이 이런가 싶지만.. 아이들이 잘 때조차 외출은 엄두가 안 난다. 자다가도 엄마가 옆에 있는지 더듬어 확인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놓이지 않아 외출이 힘들다. 그래서 내가 밤늦게 아이들을 재우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탈이 바로 맥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 것들이다.

잘 살고 싶은 욕심은 한가득인데, 실행력이 따라오질 못하니.. 혼자 좌절감이 짓눌리는 시간이 많다. 그럴 시간에 움직이면 되는데.. 이상하게 또 하려는 마음을 먹으면 아이가 아파 뭐든 일정이 다 무산된다. 적어도 2주에 1회는 소아과에 가는 아이들이라.. 내 일정을 비워두게 되고,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하는 것 자체에 피로도를 느낀다.

예전에 결혼파기 전에는 전업주부 엄마들이 왜 일을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애기를 어린이집이나 시터에 맡기고 일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정말 안일하게 현실도 모르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현실은 아이는 죽어도 엄마만 찾고, 특히 아프면 더더욱이나 엄마 아니면 안 되고, 이건 어찌 보면 본능인 건데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본능을 어찌 이기겠는가. 전업주부라 하면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사로잡혀 산지 n 년이 될 텐데..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알에서 새로 깨어나는 것과 같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등원하는 날에는 하늘에 감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경계선 안에서의 최선을 다하려 한다. 일단 아이들이 등원하면 읽고 싶던 책과 읽어야 하는 책들을 정리해서 스타벅스를 향해 간다. 초단위 인생이 이런 걸까.. 매일 생각하며 책 읽는 내내 마치 마라톤 러너가 된 듯 심장이 뛴다. 더 읽어야 하는데.. 더 공부해야 하는데.. 하는 갈망이 나를 지배한다.

지금도 새로운 일에 대한 욕심과 엄마라는 내 위치 사이에서 저글링 하며 있다. 한 발자국 나가려 하면 금세 아파서 기침하는 아이들을 보며,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이 족쇄 아닌 족쇄가 풀어지는 때가 오겠지 생각하며.. 그 타이밍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그저 그때까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이전 02화완벽한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