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성실함을 잴 수 있다면

by 엄마 영어 선생님

나는 꽤나 성실한 편이다. 무언가를 끝까지 하는 성격이라기보다는, 잔잔바리의 것들을 꾸준히 얕게 하는 편이다. 가령, 한 학위를 박사까지 받는 진득함이 있기보다는, 여러 분야의 공부를 좋아해서 다양한 책을 읽으며 지식을 습득하기를 좋아하고, 한 운동만 죽어라 파서 전문 운동인이 되기보다는, 매일 꾸준히 30분씩 홈트를 즐기는 편이다.

엄마가 된 지금, 나의 성실함은 정말 큰 무기이다.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집안일과 아이 케어들을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해내는 건 다 성실함에서 온 것이다. 거기에 자기 관리도 꼭 빠지지 않고 매일 운동, 스킨케어, 식단관리 등을 통해 하고 있는데, 만약 누군가 이런 것들을 점수 매기거나 크기를 잴 수 있다면.. 난 꽤나 높은 점수를 얻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사회에 나가면, 그냥 육아하는 엄마로 전락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매일 조금씩 가라앉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며 노력하는 작은 움직임들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성과가 먼저이다 보니, 억울하기도 하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며 노력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씩 오는 이 노력들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곤 한다.

그래도 이 작은 노력들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어쩌면 이 노력은 나를 잃지 않으려는 저항이 아닐까. 그저 아이들의 엄마로만 살아가기보단, 나 자신을 조금은 더 신경 쓰고 더 지키기 위해 분단위로 쪼개가며 독서하고 운동하고 공부하고 육아하고 살림을 하는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엄마라는 타이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시절이기에.. 아이들이 크고 나면 더 이상 엄마를 찾지 않고 나의 시간을 더 가질 수 있기에.. 스쳐가는 시간이라는 걸 인지하며 엄마의 삶을 즐기며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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