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실종

by 엄마 영어 선생님

30대가 되고 느낀 가장 큰 점이 더 이상 ‘평균’이라는 단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를 다닐 땐 뭐든 ‘평균’이 있다 보니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성찰할 수 있는 지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알아볼 지표가 없다는 것이 참 막막하다.

이른 결혼과 출산으로 앞서간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커리어적으로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실 앞서가거나 뒤쳐지거나 하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내가 어디쯤 와있나 알아야 잘하고 있구나 싶을 텐데, 알 수가 없단다.

20대부터 육아를 하며, 또래 친구들은 한창 커리어를 탄탄하게 쌓아가는 시기인데 나만 애를 일찍 낳아 커리어에 제약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왜 여자의 생체 시계와 사회 시계는 동일하지 않은지 매일 밤 머리를 싸매고 나오지 않을 답을 고민하곤 했다. 20대 후반에 아이를 낳는 게 생물학적으로는 좋은 나이인데 사회에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공백을 만드는 것이기에. 낳고서 속상했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러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뭐가 평균인지 이제는 알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고,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알 수 없을 만큼 너무 다양해서 나는 잘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순간이 왔다.

우리 윗세대 어른들만 해도, 언제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은퇴를 하고.. 하는 뭔가 정해진 루틴이 있는 거 같아 보였는데, 우리 세대는 너무나도 다양한 선택들이 펼쳐져 평균을 낼 수 조차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고, 길을 잃은 기분이지만, 그럼에도 잘 살아가야 하는 게 인생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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