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말 남이 아닌 가족에게조차 할 수 없는 말들이 있다. 육아, 일, 집안일, 자기 계발.. 등등 속에서만 곪아가는 많은 것들이 있다.
그럴 때 글을 쓴다. 일기던 에세이던 어딘가에 적어둔다. 내 마음의 짐을 종이에 나누어 놓아 본다. 혼자 짊어지기 힘들었는데, 가볍디 가벼운 종이가 나의 힘듦을 기꺼이 공유해 준다.
글쓰기가 없었다면, 나는 과연 지금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을까? 요즘은 이 생각을 많이 한다. 이렇게 글로 적어내는 이 과정이 없었다면, 나의 마음은 쉬지 않고 요동치며 과부하에 걸려 지금쯤 역할을 다했겠지.
글을 쓰는 게 어렵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고통을 혼자 짊어지고 있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적어 내려가는 이 순간이 나에게는 생명의 물이 나의 심장을 씻어내려가는 과정과 같다. 마치 종교와 같은 행위인 셈이다.
하늘에 기대어 인생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보다는, 나에겐 글을 쓰며 삶을 되돌아보고, 초연해지는 편이 더 잘 맞다. 그래야 다시 힘을 내고 잘 살아갈 테니까. 나는 애가 둘인 엄마니까.
글쓰기라는 과정에게 나는 커다란 빚을 졌다. 나뿐만 아니라 내 아들들도 엄마를 곁에 둘 수 있는 기간을 연장시킨 셈이니.. 여러 사람이 빚을 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