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추천을 하고 다닌다. 추천할 땐 안정감이나 정신 차리기에 딱 좋다 말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당신의 엄마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일이 결혼과 출산이다.
받은 게 많은 첫째 딸이지만, 연년생 삼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 밑에서 꽤나 방치되며 살았다. 내 동생들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저 암울하디 암울한 기억들이 나를 매일 사로잡았다.
초1 때 급식이 없던 시기.. 집에 오면 아무도 없어 쫄쫄 굶으며 냉장고 속 된장찌개에 들어간 멸치를 주워 먹으며 버틴 8살, 만으로 6살의 이야기를 지금 현시점에 반복된다면 아동학대라는 말을 먼저 했을 거다. 그땐 다 그랬지만.
그렇게 저녁 6시까지 혼자 방치되어 속은 곪아갔던 나의 초 1 시절은 아직도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다. 이유 없이 낮은 자존감도 그 우울했던 초 저학년의 기억이 큰 역할을 했던 거 같다.
그럼에도 출산과 육아를 하며, 엄마의 고충을 이해하고 또 더 나아가 안쓰럽게 여길 수 있었다. 육아가 없었다면 나는 엄마를 평생 이해하지 못하고 살았을 텐데.. 육아 덕에 알았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를 그저 내버려 뒀을지. 그리고 한편으로 제발 본인의 힘으로 스스로 버티며 살아가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을지..
엄마 또한 초등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다섯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하러 떠난 당신의 엄마의 빈자리를 느꼈듯이, 나도 그 악착같이 살아가려 힘쓴 엄마의 빈자리를 느꼈기에.. 이 모든 것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이토록 오랜 세월이 걸리고 이토록 많은 고통이 수반됨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인간은 결혼과 육아를 해야 함을, 나를 세상에 내보내준 부모라는 존재를 더욱 가까이서 이해하기 위해서, 요즘 같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단절에 이르는 사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이 결혼과 육아라는 걸 느꼈다.
이것들이 없다면 이 세상은 서로를 덜 이해하고 덜 배려하며 살아갈 수 있겠다 느꼈다. 사람은 겪어보고 경험한 만큼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