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땐 몰랐던

by 엄마 영어 선생님

둘째를 키우다 첫째를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일렁이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떼를 쓰는 둘째를 보며 내가 그냥 호탕하게 웃어넘길 때, 그런 나를 바라보는 첫째의 눈빛이 내 마음을 아리게 한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아리송한 그 눈빛이. 그러고 밤에 잠든 첫째의 모습을 바라보면 짠하기 그지없다.

첫째 땐 몰랐다. 이 아이의 울음과 떼 그리고 짜증을 어떻게 내가 받아들여야 할지. 그리고 내가 이 모든 걸 무던히 참아 넘길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걸. 아니.. 어쩌면 첫째가 나의 엄마 그릇을 키워준 것이겠지.

뭐가 그리 힘들었을까. 이렇게 작고 귀여운 아이였을 첫째가 뭐 그리 힘들다고 밤에 눈물을 흘리고 했을까. 고작 5살이지만 훌쩍 커버린 첫째를 보면, 돌아갈 수 없는 첫째의 어린 시절이 벌써 무척 그립다. 그땐 시간이 빨리 갔으면 간절하게 바랬는데, 역시 소중한 순간을 소중하다 느낄 수 있는 건 엄청난 능력이구나. 아마 더 크면 지금 이 순간 이 모습들도 무척이나 그리워하겠지.

그렇기에 오늘도 더 한없이 사랑 주고 안아주고 뽀뽀해 주어야지. 조금만 더 커도 이젠 엄마보다 친구를 더 찾고, 엄마에게 사랑한다 말하거나 뽀뽀하는 걸 낯간지러워할게 분명하니까.

하루라도 더 어리고 귀엽고 미성숙할 때 더 많이 예뻐해 주고 그 미성숙조차도 사랑해 주어야겠다. 그럼 내게 받은 그 사랑을 미래에 각자 꾸려갈 가족들, 그리고 나아가 세상에도 퍼줄 수 있는 사람이 될 테니까.

이전 18화엄마의 사진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