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 한 잔에 담긴 나만의 속도

– 삶을 맛보는 법을 기억하기

by 조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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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떠난 해외여행에서 대만의 밀크티를 사 왔습니다.

그곳에선 너무나 흔하고 평범한 음료지만, 저에겐 마치 작은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유리컵에 따뜻한 홍차를 붓고,

조심스레 우유를 섞습니다.


스르르 번지는 빛깔 속에서 묘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첫 모금을 마십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


한 잔의 차 안에 담긴 온기와 여유.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구나."


우리는 자주 너무 바쁘게 삽니다.

누구보다 빨리, 누구보다 멀리 가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남들보다 느리면 뒤처지는 것 같고,

잠깐 멈추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 속에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차 한 잔의 여유'조차 미뤄두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가져온 이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이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빨리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차를 마시는 속도는 곧 나의 속도입니다.


남들보다 느린 걸음이지만,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바라보고,

더 깊이 느끼며,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조금씩 배워갑니다.


작은 찻잔 속에서도 삶은 가르침을 줍니다.


향기로운 한 모금의 따뜻함처럼,

우리의 하루도 그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풍요는 결국 '속도'가 아닌 '깊이'에 있습니다.


더 많고, 더 크고, 더 화려한 것이 아닌

내가 지금 얼마나 '잘 살아내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


오늘, 당신도 혹시 바쁜 마음을 안고 있다면 잠시 멈춰보면 어떨까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당신만의 속도로 하루를 천천히, 그렇게 진심으로 살아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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