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호르몬의 시나리오대로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집어 듭니다. 카톡, 뉴스 확인, 노션 체크 등. 저는 '내가 원해서' 이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혹시 나의 선택이라 믿는 것들이 사실은 몸속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 즉 호르몬이 미리 써둔 시나리오는 아닐까요?
어릴 적 저는 내가 온전히 자유의지로 살아간다고 믿었습니다. 모든 선택은 제 머릿속에서, 내 판단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기나 20대의 활력과 상승과 하락이 심하던 감정 기복은 사라지고, 다른 리듬과 무게가 찾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나'라고 믿던 행동과 결정들이,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에 의해 조율되고 있다는 것을.
요즘 '에겐남', '테토녀'라는 말이 유행합니다. 특정한 성향과 행동 패턴을 가리키는 말이죠.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사람의 공격성, 편안함, 우울함, 행복감, 쾌락, 만족감... 이 모든 감정과 행동의 바탕에는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코르티솔 등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호르몬의 지배 아래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지 '호르몬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이를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를 포함해서 현대인은 너무 쉽게 도파민의 유혹에 빠집니다. 짧은 영상, 즉각적인 쾌락, 손쉬운 보상... 감정을 소비하고 의지를 낭비하며, 어느새 피로와 공허 속에 둥둥 떠나니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호르몬은 적이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우리 삶을 색칠하는 도구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하는 운동, 잠의 질, 관계의 깊이... 이 모든 것이 호르몬의 흐름을 바꾸고,
결국 우리의 행동과 생각까지 바꿉니다.
우리가 좀더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나를 움직이는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호르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제가 요새 느끼는 진정한 '자유'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