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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책방 Feb 24. 2022

'나'를 찾기 위한 글쓰기

글을 쓸수록 내가 선명하게 보인다.

어느 순간 글을 써봐야겠다는 마음이 차올랐다. 글쓰기가 나를 찾아와 준 것처럼 내 안에 차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다. 내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놓긴 해야 하는데 누군가에게 피해주지 않고 혼자 처리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래. 글로 쓰면서 정리해보자!'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글을 쓰며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써야 하는데, 써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미룰 때가 더 많았다. 특별히 글쓰기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찾아왔다. 내가 고민할 때마다 지혜롭게 코칭해주시는 은사님의 권면 덕분이다. 그동안 틈틈이 블로그에 적어오던 내 글을 읽으시고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글을 참 잘 쓰는데 업그레이드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글쓰기를 배워보라고 권면해 주셨다. 인생의 '기회'처럼 느껴져서 바로 붙잡았다. "네 배워보겠습니다!" 추천해주신 '라라프로젝트'를 통해 3개월 동안 글쓰기를 배우게 되었다. 기자 출신 '박성희' 선생님은 글쓰기 초보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이끌어주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첫 주간의 미션이었던 '10분 글쓰기'다. 많은 생각을 하기보다 의식의 흐름 따라 쭉 써 내려가는 작업이다. 부담 없이 써 내려간 글에는 내가 선명히 보였다. '아. 나는 자신을 찾고 싶어서 글을 쓰려고 했었구나.' 앞으로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맞는 옷을 찾았다!


처음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한 콘텐츠 주제는 '부부 싸움 줄이기'였다. 어려서부터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지만, 결혼해보니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감정을 다스릴 능력이 부족했고, 서로 소통은 커녕 불통의 연속이었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마음이 쉴 수 없으니 결혼생활이 참 힘들었다.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가 잘하는 일은 읽고 정리하기다. 일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 감정 문제의 뿌리를 읽고 정리하면서 뽑아보기로 했다. 감정 문제를 다루는 심리학 책, 특별히 내면 아이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독서하며 몰랐던 내 마음을 알아차릴 때 신이 났다. 하지만 머리로만 감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 상의 변화 없었다.


머리로 깨달은 이론을 감정적으로 녹여내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아내와의 대화'다. 치유는 관계를 통해 일어났다. 책을 읽고 깨달은 내용을 아내와 대화하다 보면 대부분 고민 해답을 찾다. '생존책방'의 글감과 콘텐츠의 대부분 아내에게서 나온다. 우리 부부는 '어떻게 하면 행복한 가정을 세울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삶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을 아내와 나누면 삶에 적용할 방법을 찾았다. 대화한 내용을 삶을 녹여내어 글로 풀어내자 내가 보였고, 감정 문제의 뿌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 안에 있던 문제와 고민을 글로 쓰 막연했던 고통의 무게는 점점 줄어들었다. 정리해보니 내면의 소리가 들렸다. 내 안에 있던 내면 아이가 '나 좀 알아줘!' 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동안 고통스러워서 피하고 숨겨왔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내 안에 해결되지 않았던 묵직한 감정 에너지가 느껴졌다. 정체불명의 고통스러운 감정 하나씩 이름표를 붙여주자 반복되던 부부싸움의 횟수는 줄어들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다. 글을 쓸수록 내가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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