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2
아이가 생겼을 때 반드시 해야 할 게 있다. 태교다. 산모들은 태교에 대한 생각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다. 배 속에 아기가 들어 있으니 태교가 피부에 와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빠들은 다르다. 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으니 태교에 공감이 안 되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 예비 아빠들 중에 태교를 굳이 해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기의 두뇌와 정서 발달을 위해 태교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긴 했지만,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았다. 태교를 아무리 잘해도 낳아서 제대로 기르지 않으면, 태교 하지 않은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태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낳아서 어떻게 기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태교의 중요성에 절대 공감한다.
내가 해 준 태교라고는 태어나기 한 달 반 전부터 하루 한 편씩 자기 전에 동화를 읽어 준 것과 30분씩 노래를 불러준 게 전부다. 어떤 집은 명화 감상을 하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별의별 태교를 다 하던데,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태교에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했으니까. 그래서 태교를 어떻게 할지 고민을 거듭하다가 내 목소리를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는 태교는 그게 전부니까. 그게 가장 좋은 태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두 가지 방법을 택했다. 출산한 지금, 태교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태교를 하면서도 이게 정말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내 목소리를 듣고 태아가 정말 반응하는지도 알 수 없으니 그럴 수밖에. 그런 내게 아내가 동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아빠가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 때 태아의 반응을 초음파로 살펴본 동영상이다. 신기하게도 엄마가 부를 때는 반응이 없다가 아빠가 부르면 뇌파가 움직였다. 아빠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다. 그 영상을 보며 반응하긴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태교가 쓸모없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아내가 산부인과 분만 교실을 수강했다. 산모와 남편이 한 번, 두 시간 듣는 교육이었다. 임신과 태교에 관한 동영상 교육과 호흡 교육 등이 이어졌다. 교육을 듣던 중, 강사님의 한 마디에 꽤 충격을 받았다. 20년 가까이 산부인과 간호사 생활을 했는데, 아기를 막 출산했을 때 아빠가 태교해 준 아기와 해주지 않은 아기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세상에 막 태어난 아기는 낯선 환경에 놀라서 ‘응애, 응애’ 목이 터져라 운다. 물론 입 안에 들어가 있는 이물질을 뱉어낸 후 기도로 호흡을 해야 해서 울지 않으면 일부러 울리긴 한다.
어쨌든 아빠가 태교해 준 아기를 아빠가 부르면 신기하게도 울음을 뚝 그친다고 한다. 해주지 않은 아기는 아빠가 아무리 불러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그러니 민망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태교를 잘해주라고 조언해 주셨다. ‘에이~ 설마요~’하고 말기에는 경력이 너무 많았다. 산부인과 간호사 경력만 20년이니 그 말을 신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을 수없이 많이 봐왔을 테니 경우에 따라 다를 거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강사님 말에 경각심을 느꼈다. 신기하고 기분 좋은 마음에 아기를 안았는데, 아무리 불러도 계속 울면 어쩌지 걱정되었다. 아니, 걱정되기보다 그런 민망한 상황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태교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한편으로는 한 달이 아니라 진작부터, 긴 시간 태교를 해야 했나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제 출산까지는 2주밖에 남지 않은 걸. 지금이라도 더 열심히 태교 하면 되겠지, 그럼 울지 않겠지 싶었다.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드디어 간호사님의 말을 확인할 시간이 다가왔다!
‘두근두근’
과연 내 목소리에 반응할까? 울음을 그칠까? 아빠의 목소리를 기억할까?
“누구 목소리야~? 누가 날 불러?”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계속 울면 어쩌지...? 간호사님에게서 아기를 받아서 안아 든 그 짧은 순간에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지나갔다. 몇 초 사이에 그리 많은 생각을 생각하다니, 내가 의식한 것보다 더 많이 걱정했나 보다. 걱정은 그만! 생각을 가다듬고, 떨리는 마음으로 태명을 불렀다. 아주 아주 아주 애타게...
“**아~”
어떻게 됐을까? 동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얼마나 신기던지, 그 놀라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태교를 해야 하는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지극히 실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싶은 아빠, 엄마라면 반드시 태교를 해야 한다! 아빠 태교는 필수다! 다른 사람이 보면 별거 아닌 경험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직접 경험해 보면 안다. 별거 아닌 게 아님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