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ow to Lov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짓는남자 Jan 29. 2020

성격 차이가 뭐라고 이혼까지 할까

부부는 어느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는 서로  조심해야 한다. 가까운만큼 상대에게 상처주기 쉬우니까. 상처 주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여길  있으니까.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이혼율은 천 명당 2.1명이라고 한다('18, KOSIS[통계청, 인구동향조사]). 언론에서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1위라고 난리다. 그게 사실인지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난리가 날 만한 수치인 건 확실하다. 결혼을 한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뜻이니까.

예전에는 이혼이 큰 흉이었다. 특히 여자에게 말이다. ‘이혼녀’라는 꼬리표는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큰 수치로 생각했다. 딸이 소박맞고 돌아오면 부모는 누구에게 하소연도 하지 못할 만큼 부끄러운 일로 여겼다. 설령 남편 잘못으로 이혼을 했어도, 사정이 어쨌건 “오죽 못났으면 소박맞냐”고 손가락질 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혼을 그리 큰 흉으로 여기지 않는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돌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예전보다는 조금 관대해졌다. 그래서일까? 이제 이혼은 결혼하는 즉시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전제사항이 되가는 듯하다.

어쨌든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원수가 되고, 남남이 될까? 함께 평생 살겠다고 결혼을 했는데 왜 반평생을 살고도 이혼을 할까?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가장 많이 듣는, 흔하고도 표면적인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이다. 두 사람의 성격이 다른 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인데, 그걸 알고 결혼했는데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한다니. 고개가 절로 갸우뚱해질 만한 이유다.




도대체 성격 차이가 뭐길래? 성격 차이를 이해하려면 그 저변에 깔린 심리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그 심리 상태는 이걸 연상하면 이해할 수 있다.


- 고구마를 맛있게 먹다가 가슴에 걸려 쾍쾍 대며 가슴을 두드리는 상태, 물 한 잔 마시면 쑥 내려가는데 물음 마시지 않고 꼴깍꼴깍 억지로 침만 삼키는 상태.
- 피룩 피룩 코가 막혀서 숨이 안 쉬어져 갑갑한 상태.
- 코가 시원하게 뚫렸으면 하지만 도무지 뚫리지 않아서 입으로 힘겹게 숨을 쉬는 상태.


성격 차이는 바로 이런 상태를 유발한다. 금방 해결될 것 같은데 해결되지 않은 답답함을 유발한다는 말이다. 정말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해결하기 쉽지 않는 게 성격 차이다.




연애할 때는 성격 차이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인 사이에는 관계의 끈이 느슨하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니까. 하지만 결혼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서로 다 잡은 물고기처럼 대한다. 이제 놓칠 리 없다고 착각한 채 연애 때만큼의 지극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 주로 남자가 그렇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여자라고 다르지 않다. 누가 먼저 소홀해졌든, 한 번 소홀해지면 연애 때만큼의 정성을 화족하기 쉽지 않다.

결혼하면 가족보다 더 편한 사이가 된다. 너무 편해진 나머지 서로 여과 없이 말하고, 여과 없이 대한다. 서로 너무 막대해서 상처를 준다. 그리고 서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내비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배우자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채 마냥 오해만 쌓는다. 그렇게 서서히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감정의 골이 깊어져도 그냥 놔둔다.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점점 깨지고, 마침내 사랑의 끈이 끊어지고 만다.


부부는 0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는 서로 더 조심해야 한다. 가까운데 왜 조심해야 하냐고? 가까운만큼 상대에게 상처주기 쉬우니까. 상처 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여길 수 있으니까. 상처를 주고 받아도 당연히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착각하니까. 그게 부부라는 오류에 쉽게 빠지니까.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성격 차이가 별 거 아닌 듯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코 별 거 아닌 게 아니다. 쉽게 넘을 수 있는 장애물이라고 우습게 보았다가는 크게 당할 수도 있다. 부부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 중에 가장 높고 견고한 장애물이니까. 성격 차이를 가볍게 여겼다가는 그로 인한 문제로 고민하고, 고통받는 당사자가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성격 차이는 결코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되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서로 다른 부분이 보이면 참지 말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 어떤 부분이 불편하고, 또 어떤 부분이 연애 때와 달라졌는지 말해야 한다. 속에만 담고 있으면 안 된다. 속에 담으면 당장은 평화롭게 넘어갈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로 인해 속이 부글부글 끓다가 결국 터지고 말 것이다. 터진 후에 상처를 꿰매려고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흉터가 사라지지도 않는다. 마음 속에 앙금이 남는다. 그러니 말을 꺼내기 쉽지 않더라도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Key Issues

1. 성격 차이를 덮어두려고 하지 말자.
2. 덮어두면 언젠가 폭발하게 되어 있다.
3. 폭발하기 전에 좋게 해결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연애의 목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