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살거나 지금보다 잘살거나 #3
어려움이 닥쳤을 때 걱정한다는 건 아직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뜻이다. 상황이 심각하다면 걱정할 여유조차 없다. 그런 면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걱정하는 건 사치를 부리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을 때 걱정만 하는 건 사치다. 어려움을 당하면 이겨낼 방법을 찾거나 최소한 마음이라도 편안할 수 있게 다져야 한다. 그게 가장 현명한 반응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어떡하면 좋을지 전전긍긍하며 걱정만 하는 건 미련한 행동이다. 여기에 더해 그런 일이 벌어진 원인이나 주변 상황을 탓하기까지 하면 최악이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80%는 벌어지지 않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현명하게 반응하기보다는 미련하게 반응한다. 계속 걱정하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그리고 종종 주변을 탓하는 최악의 행동도 저지른다. 핑곗거리가 있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거라고 착각하니까. 하지만 그럴수록 편해지기는커녕 스트레스만 받는다. 걱정할수록 그것에 더 사로잡히게 되니까.
시국이 시국인지라, 회사 매출과 수입이 줄었다.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회사를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마이너스를 줄여야겠다고 선포하셨다. 그 얘기를 들은 한 동료가 이러다가 잘라는 거 아니냐며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그를 위로하려고 한 마디 했다.
“그렇게 불안하면 너의 존재 가치를 높여. 네가 이 회사에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인 걸 각인시켜.”
자기는 그럴만한 능력이 없다고 한탄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 가지 방안을 건넸다. 적은 노력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내 얘기를 듣고 “유레카”를 외칠 줄 알았다. 그건 큰 착각이었다. 맥 빠지는 반응을 보였다.
“그거는 단기처방에 불과하잖아. 그다음에는 어떡해? 그리고 맨날 그것만 하냐고 위에서 뭐라고 하면 어떡해?”
대답이 참 가난했다. 내가 말한 것만 바라보고, 딱 그것만 할 생각을 하다니. 생각이 정말 게을렀다. 내가 건네준 건 극약처방이 맞다. 하지만 조금만 더 연구하면, 괄목할 만한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연구를 더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그는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연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걱정만 했다. 마치 걱정하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 상황을 이겨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장애물을 뛰어 남을 생각은 애초에 없는 듯 보였다. 걱정하고, 상황 탓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졌다.
걱정해서 어려움이 해결된다면 마음껏 걱정해도 된다. 하지만 걱정은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걱정한다고 해서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걱정은 걱정만 더해준다. 걱정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게 아니라 더 괴로워진다. 걱정은 스트레스와 불안만 더해 줄 뿐이다. 그러니 걱정할 정신과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그것이 훨씬 생산적이고, 희망적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대다수가 걱정만 한다. 그게 쉽고 편하니까.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려움에서 벌어 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건, 사실 쉽지 않다. 때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기도 하고, 부단히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 누가 그러겠는가. 귀찮게.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면 적잖은 품이 들어가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 어려움에서 벗어날 때까지 걱정만 하는 게 훨씬 편하다.
그러다가 상황이 악화되면 어떡하나? 그건 나중 일이다.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아니 그때도 걱정하면 된다. 상황이 겉잡이 수 없이 심각해진다면? 역시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아니면 그때는 해결 방법을 찾으면 된다.
많은 사람이 이런 정신으로 어려움을 마주한다. 이건 생각이 안일한 것이다. 아니 게으르다. 아니 도둑놈 심보다. 애초에 해결할 의지가 없고, 상황을 탓할 준비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걱정에 걱정만 거듭하는 것이다.
걱정한다는 건 아직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뜻이다. 상황이 심각하다면 걱정할 여유조차 없다. 그런 면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걱정하는 건 사치를 부리는 것이다. 걱정이라는 사치는 부릴 필요가 없다.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니까. 그런 사치를 부릴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게 현명한 태도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상황 탓, 내 잘못이 아니라는 무기가 있으니까.
그렇게 걱정만 하고, 상황 탓만 한다면 상황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지금보다 잘 살 수 없다. 지금보다 잘될 수 없다. 상황에만 늘 끌려다니게 된다. 상황에 끌려다니면 또 걱정만 하게 된다. 악순환이 인생에서 무한 반복된다.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걱정하는 게 아니라,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다음 주에는 마련한 동료 직원에게 잔소리를 퍼부어야겠다. 정신 차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