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살거나 지금보다 잘살거나 #4
사람들이 목표를 세워놓고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목표가 너무 높아서일까? 아니다.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작심삼일을 참 좋아한다. 특히 지난해가 저물고, 새해가 찾아오면 누구나 작심삼일을 그 해의 모토로 삼는 듯하다. 공부, 다이어트, 운동, 그 외의 자기 계발 등 원대한 계획을 세우지만, 모두 작심삼일로 그친다. 연말까지 지속하는 계획이 단 한 개도 없거나 몇 개 없다. 대부분의 계획을 연초에 그만둔다. 작심삼일을 모토로 삼은 게 아니고서야 그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어떤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이렇게 조언했다.
“작심삼일을 무한 반복하면 된다.”
라고 말이다. 맞다! 참으로 명쾌한 조언이다.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이 조언대로 작심삼일을 끝없이 반복하면 분명히 목표를 이룰 수 있으리라.
300쪽짜리 책 한 권을 읽기로 했다고 치자. 작심삼일 습관 때문에 읽기 시작한 지 딱 삼일 만에 책을 내팽개쳤다. 하루에 10쪽씩, 3일간 30쪽밖에 못 읽었다. 그래도 괜찮다. 일주일 뒤가 됐든 한 달 뒤가 됐든 31쪽부터 다시 읽기 시작하면 되니까.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도 30쪽밖에 못 읽었다. 아무 상관없다. 다음에 다시 61쪽부터 읽으면 되니까.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언젠간 300쪽을 다 읽을 수 있다.
사실 위에 조언은 다소 황당무계하다. 그 조언대로 해서 정말로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둘째 치고, 그렇게 하면 목표를 이루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책 한 권 읽은 것이야 상관없지만 만약 영어 공부나 다른 목표라면, 그렇게 해서는 평생을 가도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도대체 왜 우리는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룰 계획을 세워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거나 실행에 옮겨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걸까?
도끼로 나무를 베어 쓰러트릴 생각만 할 뿐, 나무를 쓰러트린 후 그 나무를 어찌할지까지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를 어떻게 할지는 염두에 두지 않으니 도끼질을 하다가 힘들면 손이 아프다며 도끼를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것이다.
전에 어디선가 이런 내용의 글을 읽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목표 달성만 강요했지, 목표를 달성한 후에 무얼 할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이다.
대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너 커서 뭐가 될래?”라고만 물어본다. 이 질문은 부모 중심이다. “너는 무엇을 좋아하니?, 네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이니?”와 같이 자녀의 관심사와 재능을 확인하는 질문이 아니다. “너는 커서 편하게 살려면 돈 많이 버는 일을 해야 해”와 같은 은근한 강요가 담겨 있다.
실제로 아이들은 부모의 그런 강요에 못 이겨 죽어라 공부하고,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래야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강요받으며 공부한 아이들은 어느 대학, 어느 과에 진학하려는 이유나 어느 회사에 취직하려는 자신만의 목적이 없다. 부모에 의해 그저 남부러운 대학 간판을 이용해서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취직하려는 게 유일한 목표다. 대학과 회사는 수단일 뿐이지만, 인생의 목적이 되고 만다. 그러니 목표한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세상이 무너진 듯 절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 회사 저 회사에 이력서를 수백 통 돌리는 취준생이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고 말 게 아니라, 커서 뭐가 하고 싶은지 물었으면 그다음 질문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 직업이나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말이다. 우리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맞물려 있다.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생각만 하지, 그 목표를 통해 무엇을 이룰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목표를 왜 이루려는지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 단순히 스펙을 쌓으려고 토익을 만점 받으려 한다. 겨우 스펙은 채웠지만,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지 못한 채 치이고 치여 사회 기준에 그저 그런 회사에 들어가면 허망함을 느낀다. 죽어라 스펙을 채운 이유를 상실했으니까.
토익을 만점 받을 실력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기본 영어 실력이 있으니 조금만 더 실력을 쌓으면 관련 일을 할 수도 있다. 혹은 그 정도 열심과 정신력이 있으면 다른 데 도전해도 높은 궤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토익 만점은 그저 스펙 쌓기용이었으니, 만점을 받은 후에는 그걸로 끝이다.
목표에 목적이 더해져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무리 높은 목표도 목적의식을 느끼면 기를 쓰고 달성한다. 목표를 세우기만 했을 뿐, 목표를 세운 목적이 없으면, ‘어차피 내려올 건데, 산에 뭐하러 올라가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정상 등반은 목표일 뿐이니, 그렇게 생각하면 산을 1미터도 오를 수 없다. 아니면 억지로 산을 오르긴 하겠지만, 중턱에서 발길을 돌리게 된다. 등산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건강도 유지하며, 오르는 동안 경치도 구경하겠다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