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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짓는남자 Aug 15. 2022

월급을 더 줘야 열심히 일하지!

사장 생각 : '더 열심히 일하면 월급 올려줄게!'

직원 생각 : '월급을 더 주면 더 열심히 일할게!'


사장들은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주길 원한다. 더 열심히 일하면 보너스도 주고, 월급도 올려주겠다는 생각을 '직원들 몰래'한다. 더더더 열정적으로, 내 마음에 쏙 들게 일하면 뭐든 다 퍼줄 거라고 '다짐'한다. 정말 그럴까?


사장들은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을 늘 아까워한다. 자신이 주는 월급보다 직원들이 일을 덜 한다고 생각하니까. 일하는 양과 열정보다 월급을 더 많이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장들은 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주인처럼 일했으면 한다. 주인 의식이라는 말은 월급보다 더 많이 일하길 원하는 사장들의 바람이다.


직원들이 주인 인식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하면 사장들은 정말 월급을 더 올려줄까? 보너스를 잔뜩 뿌릴까? "노" 천만의 말씀. 그랬으면 노조가 생기지 않았겠지.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 사장은 '극소수'다. 없다고는 말 못 하겠다. 보긴 했으니까. 다만 소수일 뿐.




어느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면 월급을 더 줄텐데,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없어요. 열심히 일해야 월급을 더 주죠."


그는 잘 나가는 회사의 대표이자, 인플루언서다. 인플루언서이기에 자신의 말이 옳다는 듯 주장했다. 그의 말이 정말 옳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시야는 좁다. '자본가의 입장'만 대변했을 뿐이다. 노동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그러니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지.


자본주의의 특징이 있다. 가장 많이 투자한 사람, 가장 큰 리스크를 짊어진 사람이 회사의 잉여 이익을 가져간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본주의의 생리이다. 이와 함께 자본주의의 또 한 축을 이루는 생리가 있다. '교환'이다.


자본주의의 또 다른 특징은 일하는 만큼 주고, 받는 만큼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본가와 근로자는 돈과 노동력을 맞바꾼다. 더 많은 노동력과 생산성을 기대한다면 돈을 더 주든지,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한다. 그 방법밖에는 없다. 한 사람의 노동력은 한계가 있으니까. 한 사람의 노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임금 상승'이다. 돈을 더 줘서 의욕을 불어넣고, 동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 방법이 아니고서는 어떤 근로자도 노동력을 더 끌어올려 자본가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해서 생산성을 끌어올려봐야 잉여 이익을 자본가가 독식할 테니까. 그러니 굳이 더 일할 필요가 없다.




사장들은 늘 '돈이 없다'고 말한다. 월급을 올려주고 싶은데 항상 '회사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있다. 회사가 어렵다며 직원들 월급은 매년 동결한다. 회사가 어려워서 직원들 월급은 동결했는데, 사장은 차를 바꾼다. 새 집을 사서 이사한다. 회사 건물을 산다. 자녀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른다. 정말 어려운 게 맞나?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그럴 수 없다. 거래처 사장님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시기 전에 6개월 동안 월급을 못 가져가셨다. 화사가 어려워 직원들을 하나둘 정리했다. 이런 게 어려운 거다. 차 바꾸고, 집 사고, 건물 사놓고 어렵다고 하면 누가 그 말을 믿을까?


회사가 정말 어려우면 직원들이 알아서 월급을 올려주지 말라고 요구한다. 오히려 월급 받는 게 미안해진다. 월급을 줄여야 하나 스스로 고민한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그만 쉬라고 해도 더 열심히 일한다. 회사가 정말 어려우면 말이다. 그러니 월급 안 올려주려고 어렵다는 거짓말은 하지 말자. 직원들도 다 안다 회사가 어려운지 말이다. 회사 돌아가는 걸 직원들이 모를까.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길 원하면 보너스를 주거나 월급을 올려주자. 월급을 올려줬는데 그만큼 일을 안 하면 해고하면 된다. 양심 없는 직원이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월급을 먼저 올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노동력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게 맞다. 그게 자본주의니까.


잉여 이익은 사장 혼자 싹 가져가는 게 자본주의 생리니까 그렇다 칠 수 있다. 자본주의 생리를 따르려거든 일관성 있게 행동하자. 지불한 월급보다 더 큰 노동력을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건 자본주의 생리에 반하는 태도다.


더 열심히 일하면 월급을 올려주겠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장 치고, 그 말을 지키는 사람 별로 못 봤다. 진짜로 월급을 올려주는 사장은 그런 말 하지 않고 먼저 월급을 올려준다. 말만 하지 말자. 행동을 하자. 그래야 그 말의 진정성이 생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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