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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짓는남자 Apr 15. 2024

남자가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던데...

40대 남자들이 눈물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데요. 어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40~50대가 주 타깃인 그 채널의 주요 시청자는 40대 남자들이라는데요.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덧글이 그렇게 많이 달린데요. 40대 남자들이 말이죠. 그래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데요. 남자들이 이렇게 눈물이 많았구나 하고 말이죠.


남자가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냥 나온 말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하죠. 남자는 나이가 들면 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여성 호르몬이 더 분비된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감수성이 깊어지고, 눈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죠. 그것뿐이겠어요. 또 다른 신체 변화와 상황 때문이기도 하죠.


남자 나이 40대가 넘으면 고민거리가 늘잖아요. 아직 책임질 일들이 있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죠.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계속 뒷바라지해줘야 하고, 내 노후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아직 신경 쓸 겨를이 없고, 부모님도 걱정되고요. 하지만 내 체력은 예전과 다르고, 미래도 불투명하죠. 상황에 치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고, 몸은 지치고... 울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우리 사회에서 남자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어요. 남자는 강해야 하고, 눈물을 흘리는 건 약한 모습이라는 인식 때문이죠. 오죽했으면 이런 말이 있겠어요.


남자의 눈물은 평생 세 번이다. 태어났을 때 한 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한 번, 나라가 망했을 때 한 번.


심지어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남자가 평생 흘려야 하는 건 소변뿐이다.


괜한 자존심이 아닌가 싶어요. 남자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눈물을 흘리는 게 잘못된 행동도 아니고, 못난 모습도 아니잖아요. 눈물을 흘리는 게 꼭 약한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죠. 특히 가족 앞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가족 앞에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요. 자존심 문제도 있지만, 눈물을 보이면 가족들도 흔들리고 불안해할 것 같으니까요. 반면 사회에서는 아무 때나 흘리면 안 되는 게 맞는 것 같긴 해요. 약점과 공격 지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울고 싶지만 참는 게 남자들이죠.



 

남자가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 건, 어쩌면 신이 주신 위로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동안 꾹 참고 버텨온 살아온 세월에 대한 보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눈물을 이제 그만 참고 흘리고 싶을 때 언제든 흘리라는 뜻 말이죠. 자꾸 참기만 하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요. 스트레스받아서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니까. 안 좋은 가정을 가둬두며 속 끓이지 말고, 그때그때 다 흘려보내라는 뜻 아닐까요?


그래도 남몰래 눈물을 훔치겠죠. 자기감정을 눈물로 흘려보내는 게 많이 낯설으니까요. 남들 앞에서 눈물 흘리기에는 솔직히 민망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혼자 유튜브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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