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서로에게 기대어 나아가는 사이이다.

슬기로운 결혼 생활

by 인생짓는남자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상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프로젝트는 실패했습니다. 마음은 무너지고 눈물이 날 듯합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배우자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라고 웃으며 넘깁니다.


육아로 지쳐 쓰러질 듯합니다.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배우자가 "힘들어?"라고 물어도 "아니, 괜찮아"라고 답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이렇게 삽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옆에 있지만, 정작 그 사람에게 기대지 못합니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고, 혼자서 버텁니다. 친구에게는 하소연하면서도 배우자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왜 부부는 서로에게 기대지 못할까요? 가장 의지해야 할 사람을 왜 멀리할까요?




혼자 버티다 무너진 두 사람


(아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태수와 지연 부부는 결혼 7년 차입니다. 태수는 회사에서 구조조정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매일 불안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집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나는 가장이니까 강해야 해. 아내에게 걱정 끼치면 안 돼.'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고민합니다. 지연이 물어봅니다. "요즘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 좋아." "아니, 아무 일 없어. 그냥 좀 피곤해."


지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아와 직장 병행이 버겁습니다. 아이가 밤에 자주 깨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출근해서는 업무에 시달립니다. 몸도 마음도 한계입니다. 하지만 태수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남편도 바쁜데 내 스트레스까지 떠안게 할 수 없어. 나 혼자 감당해야지.' 친구에게는 "정말 힘들어 죽겠어"라고 털어놓지만, 남편에게는 "괜찮아"라고만 합니다.


어느 날 저녁, 태수가 구조조정 통보를 받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소파에 주저앉았습니다. 지연이 물었습니다. "무슨 일 있어?" 태수는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니, 그냥 피곤해." 지연도 그날 상사와 크게 다퉜습니다. 울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남편도 힘들어 보이는데 내가 또 짐이 되면 안 되지."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의 고통 속에 갇혀 있습니다. 서로 10미터 거리에 있지만, 마음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가장 기대고 싶은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 손을 내밀지 못합니다. 외로움이 집 안을 가득 채웁니다.




기대지 못하는 마음의 벽


부부가 서로에게 기대지 못하는 이유는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첫 번째 원인은 '왜곡된 강함의 신화'입니다. 특히 남성들은 "남자는 강해야 한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내면화합니다. 배우자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행위를 나약함으로 인식합니다. 여성들도 "나는 슈퍼우먼이어야 해",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야 해"라는 압박감 속에 삽니다.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취약성(Vulnerability)이 약함이 아니라 용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반대로 생각합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무시당할 거야", "약한 모습을 보이면 사랑받지 못할 거야"라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과거의 상처'입니다. 이전에 배우자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실망한 경험이 있으면, 다시 기대는 행위를 꺼립니다. "힘들어"라고 말했는데 "그 정도로 힘들어?", "나도 힘든데 왜 당신만 힘들어?"라는 반응을 받았다면,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공감받지 못하고 비난받은 기억이 반복되면, "차라리 혼자 견디는 게 낫다"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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