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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Aug 23. 2024

많은 생각을 버려라

나의 언어분투기 2. 라틴어 수업 2부

죽을 만큼 힘든 초창기의 시간


유재석은 많은 사람들이 1인자의 비결을 물어왔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무명 시절 9년은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 혼나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후회된다. 많은 생각을 버려라.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아깝다." 누구나 '유느님'이 된 유재석만 기억하지만, 그는 그렇게 되기까지 죽을 만큼 힘든 초창기의 시간을 잘 견뎌내었다.  많은 응원금을 받는 작가님들의 글을 대하면 복잡한 감정이 든다. 부러움, 초조함, 시기심 등등... 하지만 하루아침에 된 것 같은 그들도 많은 조회수, 라이킷, 댓글을 얻고 지금 현재 수익을 내기 위해 죽을 만큼 힘든 초창기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외쳐 내 목소리만 들리는 느낌... 그래도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후회하긴 싫다. 하다못해 발악이라도 해봐야겠다. 그럼 최소한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지, SNS 계정을 키울 감각이 있는지는 알 수 있을 테니...

출처: tvN 유퀴즈


모든 동물은 성교(결합) 후에 우울하다.

: Post coitum omne animal triste est. 


이른 나이에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을 대중들은 천재라 부르며 칭송한다. 그런데 많은 관심과 사랑에 하늘도 질투한 탓인지 그들은 하나같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런 경우가 어찌나 많았던지 '27세 클럽'이란 게 존재할 정도다. (27세에 요절한 아티스트들의 묶음) 블루스의 전설 로버트 존슨 역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너바나 리드보컬 커트 코베인을 비롯해 우리나라 윤동주 시인까지... 수많은 천재들이 20대에 세상을 등졌다. 대중들은 아까운 재능의 요절을 안타까워한다. 살아있었다면 남겼을지도 모를 명작에 아쉬워한다. 헌데 만약 죽기 전에 남겼던 작품이 그들이 평생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오르가즘)이란 걸 깨닫게 된다면? 누구보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한 천재들은 수 십 년에 걸쳐 이어질 내리막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 재앙 중 하나가 '초년출세'라고 한다. 누군가는 악마와의 계약을 맺고서라도 가지고 싶어 하지만 '예술을 한다는 것'의 무게는 녹록지 않다. 대중의 한껏 높아진 기대에 대한 부담감, 작품 실패로 인한 자괴감을 견뎌낼 정신력과 재능이 없다면 '이른 성공'을 바라거나 꾸며내는 건 오히려 재앙을 불러들이는 '분신사바' 같은 행위란 걸 명심해야 한다.  유명 아이돌 가수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읊조렸듯이 화려한 무대의 뒤켠은 생각보다 훨씬 쓸쓸한 곳이다...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도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은 고통과 절망의 순간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기쁘고 행복한 순간조차 지나가버린다는 걸 의미한다. 좋을 땐 그 순간을 최대한 즐기되 잠잠해지는 순간을 받아들여야 하고, 괴로울 땐 영원할 것 같은 그 순간도 결국 평온을 찾으리라는 걸 되새겨야 한다. 쉽사리 오만해지거나 우울해지지 않고 중심을 잘 잡는 사람은 항상 마음속으로 이 말을 되뇐다. 

Hoc quoque transibit! 
혹    쿠오퀘    트랜시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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