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블랙 스완'을 읽고
살다 보면 진짜 "이건 뭐야?" 싶은 일이 툭 하고 터질 때가 있는데, 대한민국의 2024년 12월이 딱 그렇다. 나심 탈레브의 '블랙 스완'은 그런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 우리가 그냥 '운빨'이나 '우연'이라고 넘겨버리는 것들에 대해 아주 제대로 파고든 책이다.
세상을 뒤흔든 큰 사건들은 항상 아무도 예상 못한 순간에 터진다. 그리고 그걸 미리 알았던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예상치 못함(과거의 경험으로 예측할 수 없음), 극단적 영향(발생 시 막대한 영향을 미침)이라는 특성을 알아도, 발생 후에는 설명과 예측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사후 설명 가능성' 때문에 사람들은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
밤 10시 30분 느닷없는 계엄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가운데 일어난 대형참사
사후 분석, 설명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사건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건 지나친 오만이다. 사고는 단일한 원인이 촉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원인의 연쇄반응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예측에 취약하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려 하며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하여 이해하려 한다.
그러니 언제나
뻔히 벌어질 일을 알고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누군가'를 매도하는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된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한밤 중에 서울 한복판으로 진입을 명령받은 군인이었다면,
착륙을 눈앞에 둔 순간에 이상 반응을 보이는 여객기의 승무원이었다면,
불꽃 축제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 분주히 자기 일을 하던 행사진행요원이었다면,
갑작스런 '블랙 스완'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게 가능했을까?
세상은 우리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이 책 읽으면 깨닫게 된다.
"아, 예측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거구나."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쉬운 답이 없다는 건 저자도 인정한다.
대신 불확실성을 무조건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걸 받아들이고 적응하라고. 예를 들어, 무조건 안전한 길만 가지 말고, 가끔은 도전도 해보라고 조언한다.
블랙스완
세상이 내 맘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한탄하기 전에, 그 안에서 살아남고 더 나아질 방법을 배우고 싶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읽고 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완전히 바뀌는 걸 느낄 수 있다.
*블랙스완 자매품
회색 코뿔소
의미: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 무시되다가 큰 위험이 되는 사건이나 현상
특징:눈에 잘 띄고 위험이 분명함. 무시하거나 대응이 늦어져 피해가 커짐
예시: 가계부채 문제, 기후변화 등
화이트 스완
의미: 반복되는 위기나 예측 가능한 위험
특징:역사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 있음. 적절한 대책으로 피할 수 있음
예시: 주기적인 경제 위기, 부동산 버블 붕괴 등
황금 독수리
의미: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사건이나 기회
특징: 블랙스완의 반대 개념으로, 예측하지 못한 좋은 일을 의미함
예시: 난치병 치료법의 우연한 발견,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유행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