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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May 20. 2023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별이 되어야 한다

씨줄과 날줄,사유의 확장 22. 우주를 듣는 소년, 노자, 챗GPT 2부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2. 우주를 듣는 소년,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2부

('목소리'를 테마로 내면의 목소리, 옛 선현의 목소리, AI의 목소리를 주제로 한 3권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먼저 읽으면 좋은 글]

깨어진 곳에서 새롭게 깨어나다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2. 우주를 듣는 소년,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1부


모든 사람은 잊혀진다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한평생을 산다는 것은 책받침 두께 정도의 얇은 틈새를 천리마가 휙 지나가는 것과 같다. 홀연할 따름이다. - '장자: 지북유(知北遊)'


순간<영원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리고 잊혀진다. 나도 너도, 모든 관계도 잊혀진다. 모두가 있다가 없어지듯이, 모든 관계에도 끝이 있다. 살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면, '영원'할 것 같던 인생이 너무 짧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짧은 삶 속에서 어떻게 하면 영원을 경험할 수 있으며 영원을 확보할 수 있을까?

자식을 통해 나의 유전자를 남기는 건 '영원히' 사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출처: 팝콘뉴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세다


현상<질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우주의 존재 형식을 노자와 장자는 '도'라고 불렀다. '도'는 겉으로 훤히 보이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돈, 지위, 외모보다 높은 곳에 있다. 하지만 누구나 탐내는 것들이 보내는 강렬한 유혹을 이겨내고, '도'에 가까운 쪽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도의 이치를 온전히 깨닫고, 그 이치를 내면에 새겨 생활 속에 적용할 능력을 갖추게 되면, '득도'했다고 할 수 있다. 우주적 삶을 살 수 있는, 인간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궁극의 단계에 도달한 셈인데,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은 다 순간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는 질서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패배할 수 없게 태어났다

파멸할지언정 패배하지 않겠다 - 산티아고


목표<목적


인생을 갈아 넣을 정도로 열심히 살다가 어느 순간 '현타'가 올 때가 있다. 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은 고갈되며 형편없어질까? 목적 없이 목표에만 빠지기 때문이다. 파멸은 기능과 목표의 좌절에서 온다. 목적, 즉 삶의 의미를 잃었을 때에야 패배라고 할 수 있다.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는 단지 살기 위해 그리고 먹거리로 팔기 위해 바다로 나가고 물고기를 잡았던 게 아니다. 그에게는 어부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다. 그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청새치와 싸웠던 것이다.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그는 무엇을 하든 멋지고 당당했다. 설사 원하던 물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더라도 어부라는 자부심을 지켰기에 만족할 수 있었다. 산티아고는 생의 끝까지 별처럼 살고자 했던 것이다.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어야 할 때가 왔다


행성(planet)<항성(star)

우리는 지금까지 남의 생각이나 물건, 그리고 남의 제도를 따라 하면서 살았다. 남의 것을 가져다 썼다. 따라 하고 가져다 쓰면서 그것을 만든 사람들은 빛나는 별로 숭배하며 살았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우리가 빛나는 별이 되어야 할 때가 왔다.


'별처럼 산다'고 하는 것은 원하는 삶을 살면서 '스스로 빛난다'는 뜻이다. 내가 나로 빛나면 유한한 시간 속에서 무한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원하는 것'인데,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자기 자신만이 정확히 알 수 있다. 부모도 선생님도 친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스스로 간절히 원해야 한다! 내면의 호기심에 솔직해져야 한다! 하지만 남의 것을 따라 하기는 쉽고 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다. 사람은 쉬운 쪽으로 자연스레 기울게 되어 있어 질적인 상승이 더디다. 제대로 사는 건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정해진 방향을 바꾸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대답<질문

기능적인 일은 쉽다. 사람의 본바탕이 작동하는 일은 어렵고 불편하다. 대답은 기능적 활동이고 질문은 그 사람에게만 있는 내면의 호기심이 발동하는 인격적 활동에 속한다. 당연히 질문은 어렵고 대답은 쉽다. 

없던 것이 세상에 등장할 때는 아직 어떤 명확한 해석도 없는 상태이다. 이때 해석은 영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영감은 이미 나온 결과물을 숙지한다고 해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익숙함, 습관, 정해진 생각의 방향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만날 수 없다. 방향을 바꾸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한 방향으로 가는 행위가 역전하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 영감은 우리를 찾아온다. 

하지만 나무아래서 무작정 기다린다고 오진 않는다. 영감은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생산하는 존재이다. 아직 보이지 않는 결과를 기대하며, 죽어라 노력해야 생산된다. 영감의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열심히 산 나에게 오는 선물이자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사건이다.


곤으로 태어나 대붕처럼 살게 된다


진화<문화

아주 미세한 곤이라는 물고기가 온 세상에 그림자를 드리울 정도로
거대한 붕이라는 새로 변환하여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 - '장자' 첫 페이지

한 사람의 삶은 전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시선의 높이가 결정한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선의 높이까지만 살다 가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을 온 우주로 알고 죽지만, 인간은 가본 적 없는 우물 밖을 상상할 수 있다. 진화를 택한 개구리와 문화를 택한 인간의 차이다. 진화는 '필요'에 의해 결정되지만, 문화는 지금 당장 필요치 않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무모함을 지녔다. 위험한 우물의 담을 넘는 과감한 결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 무모하고 창의적인 인간은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높은 자리에 오른다. 드높은 하늘에서 대붕이자 별로서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하자!

대붕은 조그맣던 곤이 엄청난 축척의 과정을 겪은 후, 몇천 리나 되는지도 모를 정도로 커지고 나서 된 영물이라는 것이다. 지난한 축척의 과정이 대붕을 만들었다. 오직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하는 철저한 노력만이 당신을 '스스로 빛을 내는' 별로 만들어주는 유일한 비결이다. (3부에서 계속)

'유재석'이라는 스타는 10년이라는 철저한 축적의 시간을 거쳐 탄생했다, 출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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