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향기마을 Dec 26. 2022

새로움이라니...

회고하는 나 시도하는 나



어느새 내가 기대했던 시간들이 모여 책상 주위를 둘러 앉았다.

마치 지난 1년의 발자국들을 모두 모아 전시하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 같다.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나는 늘 깊이 간직한 생각들이 있다.

그걸 잊지 않으려고 밤마다 홀로 있는 틈마다 꺼내 보곤 했다.

그리고 다시 마음 바닥에 깔아 두고 나머지를 담는다.






한 해 전 이맘때 나는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반듯하게 접어 깊숙이 새겨 넣었다.

20년간 아이들과 수업 현장에서 연구하고 정리한 것들을 디지털 세상에 옮기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다. 아니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부터 찾아야 했다.


내가 워킹맘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의 병상을 지키는 동안 잊고 있었던 디지털 세상이 이제 나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건 코로나 시대를 만난 덕분이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 또 다른 이에게는 평생 처음 갖는 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뼈가 시리도록 느낀 것이다.


새로운 나라로 이민을 가도 이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막막했고 답답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알려줘도 모르는 어이없는 질문마다 헛웃음이 나왔다.

더 이상 나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나 자신에 대한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마저 드는 순간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찾아왔다.

이런 기분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만큼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웠다.


영화 <나, 다니엘 브레이크>에서 어렴풋이나마 공감했던 그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생생하게 살아서 덤벼드는 것 같았다. 아무도 시킨 적은 없었지만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미래를 직접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나는 전혀 모르는 것을 필요하기에 배우는 절박함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 실감했다.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이들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현장에서 가르쳤지만 그럼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그리고 자기 전에 가슴에 새겼다.


원칙 1. 무언가를 배우면 30번을 반복하기로 한다.

원칙 2. 익숙해지기 위해 매일 보기로 한다.

원칙 3. 그리고 그 대상을 사랑하기로 한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실행 1. 매달 목표를 세우고 모르는 것에 대한 정체를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실행 2.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한 목표치를 세우고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실행 3.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적용하고 좋은 활용법을 알 수 있는 레퍼런스를 찾아 관찰한다.

실행 4. 고쳐 적용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해보고 결과를 기록한다.


사람마다 강점이 다 다르다.

나는 직감이 좋은 편이고 직관적이고 상상하며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내가 어려움 없이 배우지 않아도 쉽게 되는 것이 있는 반면 정말 힘들게 노력해야 알게 되는 것도 있다. 그 차이를 실감하며 나를 관찰하고 알아가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하던 것만 하게 되면 절대 알 수 없었을 나에 대해 신랄하게 파헤쳐 보는 시간. 바로 나의 2022년은 <다시 만나는 나>이다.


그런 지난 1년을 회고해 본다.






1~2월

인스타그램을 계정을 만들고 기초 사용법을 배운다.

한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진을 정리하고 촬영해서 올려본다. 캔바를 비롯한 각종 툴을 배우고 활용해 본다.

릴스를 올리기 위한 영상촬영과 편집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운다.


3월

인스타에 북아트 계정을 다시 만들고 새롭게 도전한다.

인스타 라이브에도 도전한다.

댓글과 디엠 소통과 단톡방 소통에 대해 적응하기 시작한다.

영상을 촬영하고 유튜브 링크를 만드는 법을 배운다.

줌 사용법을 배우고 온라인 강의를 계획한다.


4월

인스타에서 무료 줌강의를 알리고 시범적으로 열어본다.

그 과정에 구글 설문지 및 구글 활용법을 배운다.

인스타에 멀티링크를 만든다.

줌 강의를 하면서 단톡방을 만들어 소통을 시작한다.

강의 후 피드백을 받고 다음 계획을 세운다.


5월

와디즈 펀딩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체험한다.

공저출간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도전한다.

글쓰기를 하면서 MS워드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글 쓰는 시간의 즐거움을 다시 깨닫는다.

브런치 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팀라이트의 <인사이트 나이트> 강연에 처음 참석한다.


6월

퇴고의 즐거움을 안다.

공저 출간 에세이 <그저 나답게>가 세상에 나온다.

훌륭한 온라인 친구들을 만난다.

SNS에서 이름뿐인 유명 코치와 리더들을 만나고 실망한다.

인스타에 시 사랑 계정을 만들고 나의 시를 업로드하기 시작한다.


7월

네이버 카페를 만들고 활용방안을 배운다.

블로그 사용법을 배운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승인을 받는다.

인사이트 나이트 오프모임에서 팀라이트 작가님들을 직접 만난다.

북아트 온라인 정규과정을 오픈한다.

북아트 강의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8월

북아트 카페를 개설한다.

이프랜드에서 에세이 <그저 나답게>로 북토크를 한다.

북아트 클래스 성인 대상 정규과정을 진행하면서 피드백을 받는다.

무료강의를 진행하면서 피드백과 후기를 받아 앞으로의 방향을 재 설정한다.

전자책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콘텐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블로그에 1일 1 포스팅을 해본다.


9월

전자책 쓰는 법과 활용법에 대한 것을 배운다.

전자책 목차를 구성하고 함께 넣을 영상 목록을 정한다.

북아트 카페 활용법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한다.

좋은 온라인 친구들을 만나고 대화를 한다.


10월

혼자 쓰는 방이 생긴다.

전자책 <Making 스토리 팝업북>을 쓰고 클래스 101에 등록한다.

전자책을 쓰면서 SNS 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해 배운다.

전자책을 쓰면서 SNS 마케팅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전자책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자책 활용에 대한 것을 배운다.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조정한다.

어린이 북아트 클래스를 오픈한다.


11월

훌륭한 코치를 만나 내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다.

좋은 벗을 만나고 스터디를 한다.

매일 걷고 운동을 계속한다.

미뤄두었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한다.

팀라이트의 < 인사이트 나이트 > 강연을 준비한다.

NFT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다.


12월

팀라이트의 < 인사이트 나이트 >에서 <나를 빛나게 하는 히든 스토리> 주제로 강연을 무사히 해낸다.

글루틴을 통해 주 5일 글쓰기를 시작한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를 시작한다.

SNS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를 하고 전체 리뉴얼을 준비한다.

내년 분기별 실행 목표와 독서 계획을 세운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확보한다.

다이어리를 정리한다.






매일 걷고 생각하고 읽고 기록하며 끊임없이 던져보는 나를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안정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매일 조금씩 새로워지는 나를 몰고 가는 것은 살아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내가 지난 1년을 들여 배우고 다져온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별 것 아니게 여겨질 수도 있고 대단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앞으로 하려는 일들은 지금까지 해온 일들보다 훨씬 크고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는 지금까지 해온 일들과 별반 차이 없는 어려움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어차피 다 몰랐는데 특별히 나눌 것은 무엇인가.

어려울까 두려운 마음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시간 동안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텐데 또 무슨 걱정인가.

하지만 남들이 '당신이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을 아주 잠시만 해도 나는 초미립자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내 의지를 불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고백한다.


더 낯설고 모르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서 새로 적응하고, 원하는 것을 해내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그 순수한 열정을 사랑한다.

내 마음의 안전지대를 굳건히 하고 해보지 않은 시도를 기꺼이 즐기는 나를 깊이 끌어안는다.

그것이 앞으로 내가 살아갈 세상에서 나를 빛나게 할 새로 발견한 나다.











#회고 #시도 #발견 #팀라이트 #글루틴


책향기마을의 시사랑 인스타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SNS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