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쓴 시
파도의 욕설에 괜스레
귀가 간지러웠다
나의 발에 차가움을 던지고 가는
파도 거품의 풍성한 잔상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송구할 정도로 반복되는
파도의 아름다움은
나를 내 안으로 파고들게 하고 마는데
귀퉁이가 찢긴 시집의 외향성은
나라는 사람의 등장을
와인에 담근다
순간 점프해오는 서퍼들과
도로로 록 굴러오는 자갈들이
국한된 마음의 긍지를
길 건너편으로 흔든다
방문자일 뿐인 나의 흔적은
지워지지도 꼽히지도 뽑히지도
않으리라
지울 수 없는 심장의 거뭇함은
부족한 마음을 묶어내어
문장을 만든다
파쇄된 원고처럼 자잘한 돌들은
염두에 둔 이야기를 넘어서
당신을 치러 간다
사람을 쓴다는 것은 파도를 보내는 것이다
사람을 향한 강렬한 토악질을
숙고한 긍정으로 뒤바꿨던
그 어느 날